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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김소연은 누구일까? 지난 3월, KBS 에서 “엄마, 일곱 살 때부터 지금까지 강아지를 너무 키우고 싶었어요!”라고 절박한(!) 영상편지를 보내는 김소연을 보며 생각했다. 차가운 도시 여자의 상징처럼 우아한 얼굴에서 쏟아져 나오는 ‘레알’, ‘스멜’ 같은 단어라니. 그러고 보니 지난 연말 KBS 에서 인기상을 받고는 “제가 상을 너무 오랜만에 받아서” 정말 기쁘다며 ‘속사포 랩’으로 수상소감을 외치는 김소연을 보면서도 생각했다. 그리고 SBS 에서 세상 누구보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직장 선배에게 정시 퇴근을 주장하는 해맑음의 결정체, 마혜리를 보면서 생각했다. 혹시, 저게 진짜 김소연의 모습인 걸까?
그리고 ‘진짜 김소연’은 정말로 이미지를 배반했다. 데뷔 16년차,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은 여배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친절하고 상냥하고 솔직했다. 첫인사를 나누자마자 “제 팬들이 를 정말 좋아해요. 혹시 인터뷰 하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어제 그 질문 읽어봤어요. ‘김소연에게 물어 보세요’. ‘베플’이 너무 재미있어요!” 라고 기쁘게 털어놓는 배우라니, 경계심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태도가 신선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설레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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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마혜리와 수다를 떠는 것 같은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다시 고혹적인 여배우의 얼굴로 돌아간 김소연에게 문득 궁금해진 것을 물었다. “예전엔 미니홈피에 셀카를 많이 올리셨잖아요?” 순간, 다시 마혜리이자 김소연으로 돌아간 그가 깔깔대는 특유의 웃음을 터뜨리며 손사래 쳤다. “아우, 셀카는 이십 대에나 할 일이에요. 진짜, 삼십 대에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그만~!” 그런데, 그렇게 고백하는 서른 한 살의 김소연이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느 때보다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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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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