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랑’과 ‘휴머니즘’, 29일 상암 CJ E&M 센터에서 열린 tvN 의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두 개의 키워드다. 이미 Mnet 와 MBC 의 성공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거운 이 시점에 세계 37개국에서 성공리에 제작, 방송 중인 글로벌 오디션 시리즈의 한국 상륙은 일견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그러나 ‘노래’라는 한 가지 분야를 놓고 도전자들이 경합을 벌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익숙한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참가종목에 제한을 두지 않은 의 포맷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제작발표회에 앞서 식전행사로 마련된 마술사 이은결의 마술쇼는 ‘독특한 장기’로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는 오디션 쇼라는 의 지향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과연 제작진은 이미 등장한 서른 일곱 개의 시리즈의 선례를 따라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는 쇼를 만들 수 있을까. 4월 2일(토) 부산지역 예선을 시작으로, 전국의 재주꾼들을 발굴하는 여정이 시작된다. 제작진들이 제시한 ‘장기자랑’과 ‘휴머니즘’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만의 특징과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았다.

첫 번째 키워드: 장기자랑
춤, 노래, 연기, 악기연주, 마술, 개그 등 참여 종목에 제한을 두지 않은 는 어떤 재능을 지닌 출연자가 우승하게 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 시리즈의 원조인 또한 오페라(폴 포츠), 팝(수잔 보일), 스트리트 댄스(조지 샘슨, 다이버시티), 기계체조(스펠바운드) 등 다양한 재능의 소유자들을 우승자로 배출한 바 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실력을 키워서 상대를 압도하느냐가 관건이라면, 각기 다른 재능들이 맞부딪히는 는 참가자가 자신의 장기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자랑하느냐에 승부처가 있다.그러나 각기 다른 재능으로 경쟁한다는 것은 의 장점인 동시에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재능을 평가하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우승자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별성과 독창성”(장진), “오늘날의 한국대중을 감동시키는 동시대성”(박칼린), “감동의 크기”(송윤아) 등 심사위원들이 제시한 심사기준들은 ‘신선한 감동’이라는 단어로 축약해 볼 수 있다. 그 감동이라는 주관적인 기준을 얼마나 공정하게 적용할 수 있느냐에 의 성패 여부가 달려있다.

두 번째 키워드: 휴머니즘
지역예선을 통과한 40팀을 8팀씩 나눠 총 5번의 본선 무대를 가지고, 각 본선에서 2팀을 뽑아 결선에 올려 보내는 는 탈락자를 선정하는 서바이벌 포맷과는 사뭇 차이가 있다. 최근 MBC ‘나는 가수다’를 둘러 싼 일련의 사태로 서바이벌 포맷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상황이지만 제작진은 가 “경쟁보다는 축제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못한 사람 하나를 탈락시키는 쇼와, 잘한 사람 하나를 올려 보내는 쇼는 정서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정종연 PD의 말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니 더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 중”이라는 이덕재 tvN 채널국장은 가 따뜻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될 것을 거듭 강조했다. 본선 심사위원 3인이 그대로 전국 지역예선에 참여한다는 점도 “최대한 참가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한 배려”(정종연 PD)라는 맥락 안에서 설명된다. 프로그램의 MC를 맡은 신영일 아나운서와 노홍철 또한 “서민적이고, 작은 재능도 소중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휴머니즘을 베이스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덕재 국장)을 물색한 제작진의 복안이다.

사진제공. CJ미디어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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