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김주원, 나이 서른 셋, 직업 부자. 나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해. 어차피 그쪽 같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나 사이에 벌어지는 오해는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는 사고 수준의 차이로부터 비롯된 거니까. 그렇다고 내가 2만 평 상당의 정원 딸린 자택 없다고 사람 무시하고 그런 사람 아니야. 요즘 SBS 이라는 드라마에 협찬해 주고 있는 내 집, 그리고 최우영, 그쪽은 오스카라고 알고 있는 그 인간 집과 연습실까지 몸소 친히 안내해주겠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거야. 나중에 혹시라도 깨닫게 될지 모르겠어. ‘어머~ 내가 저런 분과 같이 여주 마임 비전 빌리지 투어를 하다니 이렇게 각골난망할 데가!’ 뭐 이런 거 말이야. 참고로 혹시 오해할까봐 말해두는데, 나 그쪽 생각해서 이러는 거 아니야. 사회지도층의 윤리란 이런 거야. 일종의 선행이지 선행. 나 가정교육 이렇게 받았어. 언론에서 그러더군. 내가 대한민국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상징이자 유일한 희망이라고. 난 잘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다들 이유가 있으니 하는 얘기겠지. 안 그래? 뭐? 안 그래? 내 변호사 만나보고 싶어?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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