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한 인물의 입지전적 스토리를 다루는 대하드라마에서 첫 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그 주인공의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리고 는 어린 동이(김유정)가 처음으로 등장한 약 5분여에 달하는 릴레이 경주 시퀀스를 통해 그 임무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자신을 무시하는 양민 사내아이를 이기기 위해 잔꾀를 이용한 반칙도 서슴지 않는 새파란 욕망의 소녀. 그녀가 장애물로 가득한 좁은 저자거리를 힘껏 달리는 모습은 앞으로 동이가 천민과 계집이라는 이중의 굴레를 벗고 질주하게 될 운명의 상징으로 더없이 적절한 장면이었다. 의 첫 회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 외에도 이 극을 이끌어 갈 두 가지 중심 소재, 즉 장악원 연주 장면과 검계의 활약을 소개하는 데 할애되었다. 그 중에서도 좀 더 무게가 부여된 이야기는 후자였다. 정적인 국악의 세계와 대조되는, 피 튀기는 권력 투쟁과 흥미진진한 추리 액션이 결합된 검계 소재는 장희빈의 등장 전까지 의 재미를 책임질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KBS 와 어쩔 수 없이 비교되는 어색한 액션 신보다 치밀한 추리 장면 연출에 더 공을 들이는 것이 로선 더 나은 승부처가 될 것 같다. 역시 이병훈식 성장 사극을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크게 비껴가지 않은 첫 회였지만, 새롭고 흥미로운 소재를 대중적인 서사 안에 버무리는 노장의 도전은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단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이 재기로 빛나는 영민한 여성의 성장의 끝이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킹메이커로 그치지 않는 것뿐이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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