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 MBC 월-금 오후 7시 45분
김연아 다음 링크에 들어선 아사다 마오랄까. MBC의 후속 일일 시트콤 의 현 처지다. 그러나 씩씩하게도 마오처럼 내가 이걸 타서 뭐하나 하는 표정이 아니다. 짧은 머리의 최여진(조연임에도 불구하고)을 위시한 배우들에게서 올림픽 대표선수들보다 더 큰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허나 열심히 하면 할수록 디테일과 완성도 면에서 드러나는 현격한 차이가 안타까웠다. 모두가 똑같은, 매뉴얼에 있는 듯한 과장된 시트콤식 연기도 부담스럽고,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준 것도 큰 패착이다. 이것은 조바심 아니면 시트콤이란 장르 자체에 대한 학습 부족으로밖에 설명 될 수 없다.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잡고 극의 무대를 설정해주는 것이 1~2회의 역할인데, 극의 가장 큰 줄기를 형성할 갈등 구조를 에피소드들로 엮어서 만들지 않고 1회에서 그냥 설정하고 설명하는 안일한 길을 택했다. 그렇다 보니 김성수와 예지원은 코믹연기에서 눈물연기, 애정 신까지 그 짧은 시간동안 조울증 환자처럼 변화무쌍한 감정 상태를 보여줘야만 했다. 최여진의 변신, 깜짝 데뷔한 정주리와 악녀 바니 등등 주변 인물을 맡은 배우들도 상황이나 사건 속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설명하듯 보여주는 바람에 맥이 빠졌다. 이렇게 시트콤에서 에피소드라는 개념이 희미하다 보니 상황과 맥락은 없고, 익히 봐왔던 장면과 장치만 있다. 대사들은 마치 를 다시 보는 것 같아서 대화로 웃기길 기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다. 이래서는 시트콤의 존재증명인 에피소드로 웃기기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청춘 시트콤과 가족 시트콤의 결합이라고 했는데 뒤집어 말하면 이도저도 아니란 말인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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