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완벽한 남편이다. 능력 있는 치과의사에 장인 장모를 위한 크루즈 여행까지 준비할 만큼 자상한 데다 가끔은 비싼 깜짝 선물과 함께 “골져스…당신은 아름다워!” 같은 찬사도 내뱉어 주는 로맨티스트.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우아한 취향에 “나와바리는 일본말 잔재에요.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해!” 라는 바른말도 망설이지 않는다. 결혼 후 8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없어 고민하는 아내에겐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완벽한 평화가 싫어? 난 너무 좋은데?” 라며 안심시켜 줄 만큼 쿨한 남자.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밥상머리에서는 “설마 그걸, 다 먹을 생각은 아니겠지?”라며 눈치 주고 “1.5 킬로 이상 늘었잖아! 당신은 신이 내린 미모가 아냐! 박지원은 미모가 전부고! 전부를 잃고 싶어?” 라며 들들 볶아 러닝머신을 달리게 한다. 치킨 좀 먹으면 “당신 살찌는 이유가 있었네!” 김치찌개 먹으면 “나트륨 과다야! 고혈압! 비만 환자 되고 싶어? 푸짐한 찌개? 내가 뭐랬어? 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에스트로겐의 과분비로 유방암 발생확률을 높인다고 했어? 안했어?” 라며 히스테리까지 부린다. 게다가 정관 수술한 사실을 아내에게 비밀로 한 채 “맨날 그놈의 임신 타령, 지겹지도 않냐? 전쟁에! 기아에! 지진! 테러! 엄청난 자연파괴! 적어도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위험한 세상에 무책임하게 애 낳아 그 아이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아야지!” 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임신인 줄 알았다가 실망한 장모에게는 “어머님..제 탓입니다! 그것이 착각일지라도 지원이의 행복해 하는 얼굴을 단 하루라도 더 보고 싶었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라며 눈물 연기를 펼치는 데서는 이것이 과연 주말 가족극인지 인지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다.

갈래 : 결벽증. 이중인격자. 싸..싸이코! [1점 문제] Q. 다음 두 사람의 대화 분위기를 맞게 파악한 것을 고르시오.
지원 : 여보, 할 말이 있어요. 사실은..
명석 : 쉿 다음에 해! 오늘은 우선 고기 맛을 즐기자구! 내일은 내가 함께 병원에 가 줄께! 얼굴 펴..혹시 임신이 아니면 어떡하나 걱정 할 것도 없어! 기면 긴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다 좋아! 어떤 경우에도 실망하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지원 : …
명석 : 애기…가진 거 아니지? 이게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일 서초동 오피스텔 당신 이름으로 등기 해줄게.
지원 : 여보!
명석 :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줄 거야. 그러니 제발 얼굴 펴구 웃어 줘. 당신은 웃는 얼굴이 이뻐. 지원아, 웃어 줘! 응? 얼마나 이뻐..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아기가 아니라 당신 미소야! 내 여자의 행복이라고!

1) 지원은 임신 사실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2) 명석은 지금 몹시 배가 고프다.
3) 지원은 서초동 오피스텔 선물에 크게 감격했다.
4) 명석은 아기를 원하지만 지원을 위해 실망을 감추고 있다.
5) 명석은 지원이 임신하지 않아서 기뻐하고 있다.
[2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이어질 명석의 대사가 아닌 것을 고르시오.
지원 : 이렇게 살기 싫어요! 이렇게 안 살래요!
명석 : 당신 뭔가 폭발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렇게 해선 쉽게 안 깨질 걸? (체중계를 던져 박살내고) 이것도 부족하면 이런 방법도 있지! (골프채로 장식용 항아리를 박살낸다) 이렇게 하라구! 잘 봤지? 자, 해봐! 뭔가 깨고 싶으면 집안에 있는 것 중 뭐든지 깨두 돼! 단지, 충고하는데….( )

1) 내가..너…사랑하잖니?
2) 당신 자신을 깨진 마라!
3) 내 얼굴에 흠집 내면 용서 못해.
4) 그런데, 왜 그러니?
5) 당신은 깨트려 버리기엔 너무 아름답잖아.
[3점 문제] Q. 다가오는 여름을 위해 다음 명석의 대사를 적어 붙여놓기에 적절한 장소를 모두 고르시오.
“확실히 1.5 킬로 정도 늘었어! 나를 속이려 들지 마! 차라리 귀신을 속이라고! 이 정도는 뛰어야 운동효과가 있지! 당신 늘어난 허리둘레를 봐!”1) 냉장고 문
2) 현관 문
3) 러닝머신 위
4) TV 앞
5) 옷장 전신거울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1) 은수 : 유경 누나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어.
2점 문제 – 3) 맛은 있으나 양이 턱없이 적은 겁니다.
3점 문제 – 놀고 있네. (“야이 쌍쌍바들아 자꾸 염장질 해댈래? ㅠㅠ” “으아아아커아커라ㅣㄴ어리ㅏㅇ너라앙아ㅏ아카ㅡㅇ아아!!!!!!!!!!!” 3점 인정)

[실전! 말하기 전략]* 다가오는 화이트데이, 처음 사귄 여자친구에게 목걸이를 걸어준 뒤
골져스! 당신은 아름다워! * 그게 무슨 보물단지라도 되나?
당신 운동 안 하나? 임신도 아닌데 하라구!

* 병 주고 약 주고
널 울릴 수 있는 사람도, 네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람도 오직 나뿐이어야 해.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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