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MBC 밤 10시 55분
종영을 2회 앞둔 에 사실 앞으로 진전 시킬 만 한 이야기는 별로 남아있지 않다. 주방에서의 ‘남녀상열지사’를 지키기 위해 떠났던 현욱(이선균)이 다시 주방으로 돌아왔고, 세영(이하늬)의 과거에 대한 문제는 세영 스스로 기자에게 양심선언을 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남아있는 문제라면 결국 국내파 요리사들의 뉴셰프 경연대회 정도인데, 이 에피소드는 홍해처럼 갈라진 주방 내의 갈등을 이야기하는 데는 적합할지 몰라도 지금까지 가 주었던 로맨틱한 재미와는 거리가 있다. 어쩌면 이런 전개는 가 연장되었을 때부터 예상된 것일 수 있다. 라는 드라마는 큰 줄기의 이야기나, 극적인 사건 전개, 볼거리 같은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그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사랑과 갈등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욱과 유경의 로맨스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주방이라는 세계의 규율이었다. 세영이 현욱을 향한 자신의 사랑에 이토록 간단히 백기를 드는 것은 현욱을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든 유경(공효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영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현욱과 유경을 흔들리게 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셰프의 속도 모르고, 알려는 노력도 하지 않으며 불평을 쏟아내기에만 급급한 국내파들의 이야기와, 현욱과 유경의 사랑에 긴장감을 단 한 번도 부여한 적이 없었던 심심한 세영의 이야기가 극을 끌고 나갔던 18회는, 그래서 어딘지 심심한 맛의 파스타 같았다. 안타깝게도 현욱의 복귀와 유경의 노력으로 이들의 사랑이 주방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된 다음부터의 는 계속 그런 맛이다. 그 순간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현욱과 유경이 서로에게 “Posso fare”를 외쳐주는 순간을 제외하면.
글 윤이나

SBS 화 밤 11시 15분
은 리액션 스쿨이다. 예능의 제 1의 법칙 리액션을 갈고 닦기에는 이만한 곳도 없다. 기가 센 여자 희극인들이 단체로 출연한 특집은 그 어느 방송분보다 리액션의 진수성찬이었다. 이영자와 이경실은 리액션의 교과서였고, 이 둘을 모시는 입장의 다른 패널과 MC들은 원래도 그랬지만 더욱 열성적인 리액션을 보였다. 점점 분위기를 끌어 모으거나 설명하는 기본적인 오프닝과 달리 의 오프닝은 서로 띄워주고, 누군가를 화제의 중심에 데려다놓고 왁자지껄 웃고 떠들며 정신 차릴 틈이 없이 달린다. 정말 웃긴 말을 했는지 판단할 겨를도 없이 웃음 대류현상에 자동적으로 중독된다. 특히 이영자의 코미디 색깔은 강호동과 비슷하다. 이영자가 굳이 꼭 나서지 않아도 붙어 다니는 김숙이나 의 빛과 소금인 김영철, 김효진 등의 친한 후배들이 너도나도 이영자의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웃음을 만들어낸다. 이 정신없는 웃음(혹은 과도한 리액션) 뒤의 청량제는 언제나 완소남인 이승기의 몫이다. 흥미로운 것은 은 매번 출연진이 바뀌는 토크쇼이지만 틀은 역시나 항상 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색깔이 진한 출연진이 등장했음에도, 오프닝을 그렇게 달렸음에도 변하지 않았다. 정신없이 웃다가 변우민의 시공간을 초월한 영화 같은 사랑이야기, 김창렬의 고교 자퇴 스토리와 검정고시 도전으로 잔잔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만들더니 오랜만에 고영욱이 깜짝 등장해 동정표 코미디로 웃음을 선사했다. 다음 주 방영될 분의 하이라이트는 눈물의 스토리일 것이다. 아마도 비중이 제일 큰 게스트가 담당하니 이영자나 이경실의 몫이 될 것 같다.
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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