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왔다고 호들갑을 떨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 왔고 이번 주말이면 설연휴가 시작됩니다. 세월이 가는 속도가 유독 저에게만 이렇게 빠르게 느껴지는 것입니까? 하지만 이제는 실감조차 나지 않는 나이로 접어들고 보니 오히려 좀 편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게스트로 출연 중인 MBC 라디오 의 원고를 준비하며 MBC 의 고병희(고현정)의 대사를 다시 한번 들춰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나이, 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나이 먹는 것보다 나잇값을 해야 하는 게 더 서글프다. 나잇값… 그걸 꼭 해야 하나 … 난 스물 셋인데 한숨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서른 셋이래요.. 칠칠 맞게 시간을 흘리고 다니나 봐요…”
딱히 받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끊임없이 ‘나잇값’을 요구하는 세상과 싸우느라 지친 것은 비단 고병희 만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올린 적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비싸진 이 ‘나잇값’은 아직까지 적절한 지불대상을 찾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신경 쓸 필요 없는 시장에서 자신의 값어치를 평가절하하며 자괴감에 빠지지 마세요. 독자들은 아마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580배는 값진, 제대로 된 비싼 사람들일 테니까요.

진짜 꽉 채운 1살이 넘기고 2살이 된 도 이번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설휴가에서 돌아오면 여러분들 앞에서 제대로 ‘나잇값’ 좀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설연휴 잘 보내세요. 나이 대신 맛난 음식 많이 드시고 곧 만나요.

P.S.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짧은 방랑을 마치고 지난 주 돌아온 사색하는 개 ‘올드독’, ‘나잇값’ 제대로 하는 카투니스트 정우열씨의 귀환을 늦게 나마 환영합니다. 멍멍!

글. 백은하 o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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