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전자 정회장의 USB 메모리 스틱
보안전쟁의 시대에 세미전자 정회장이 회사 기밀 유지를 위해 선택한 보조기억매체. ‘국정원 USB메모리 등 보조기억매체 보안관리지침’은 ‘PC등의 정보통신시스템과 분리할 수 있는 기억장치’로 보조기억매체를 정의한다. 이 지침 자체가 보여주듯 보조기억매체의 발달은 보안의 위협에 비례한다. 의 아나스타샤(심은하)는 북한의 핵무기 밀수입 증명자료를 1.45MB 3.5인치 플로피 디스크에 담아내는 기적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매체의 용량이 커야 그 안에 담아 빼돌릴 정보의 양 역시 늘어날 수 있다. 때문에 오너가 신제품 정보가 담긴 USB 메모리를, 그것도 어느 개업식에서 기념품으로 나눠준 듯한 일반형에 직접 가지고 다니는 건 진정한 ‘팀킬’인 셈이다. 그럼에도 회사 기밀을 직접 가지고 다녀야 안심이 된다는 오너들에게 조언하자면 사용자 식별과 지정 데이터 암호화를 지원하는 보안형 제품을 쓰고, 누가 봐도 자기 것이 아닌 파운데이션 케이스 대신 휴대폰 고리에 달아 보관하기 바란다.

국가안전국 NSS의 CCTV
첩보전쟁의 시대에 국가안전국 NSS가 중요하게 활용하는 감시 도구.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해커” 양미정이 키보드를 무작위로 두들기면 거리 곳곳에 배치된 CCTV에 접속해 실시간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정확히 폐쇄회로 텔레비전 방식은 아니지만 임대한 러시아 위성 1기를 통해 역시 실시간으로 목표물을 추적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하루에 14번 정도 지구를 돌며 15분 동안만 한 지점을 연속해서 촬영할 수 있는 위성의 기술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국가 기밀이다. 이처럼 카메라를 이용한 감시는 NSS 내부에서도 이뤄지는데 후배에게 멱살을 잡히는 하극상의 현장에서 “NSS 안에 카메라 피하는 사각지대는 없어”라고 속삭여 험한 꼴을 면하고, 반대로 후배를 ‘갈굴’ 땐 외부 복도로 불러내 “여기는 NSS 내에서 유일하게 CCTV 사각지대”라고 협박하니 역시 첩보전쟁의 시대에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자가 유리한 법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CCTV 정보 자체가 아닌 그에 대한 옳은 판단이 아닐까.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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