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que Via) │ 감독 엔리케 리베로 │ 전주시네마타운 8관 20:30
“이렇게 사는 거 지루하지 않아요?” “아니요.”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고립된 삶이 고통이겠지만, 고립이 일상이 된 자들에게는 오히려 자유가 형벌이다. 30년 동안 빈 저택을 홀로 관리하고 있는 노인 페코. 그는 매일 같은 시간 일어나 몸을 씻고 셔츠를 다리고 창문을 청소하고 밥을 먹고 TV를 보고 낮잠을 자고 이를 닦고 기도를 하고 다시 침대에 몸을 누이는 반복된 일상을 이어간다. 가끔 방문하는 주인마님과 창녀 루페를 제외하고 외부와의 소통 없이 살아가는 그에게 이 거대하고 텅 빈 공간은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는 무균실이자 수도원이다. 그러나 저택이 팔리게 되었다는 소식은 노인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그는 자신만의 고립을 ‘평화로운 방식’으로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결단을 내린다. 고요하게 쌓여가던 일상이 무기가 되어 마지막 순간 얼얼하게 관객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이 영화의 무시무시한 뚝심에 2008년 로카르노 영화제는 대상으로 화답했다.
글 백은하
│ 감독 홍상수 │ CGV 4관 14:00
디지털 단편영화 제작 프로젝트 ‘디지털 삼인삼색: 어떤 방문’의 세 감독은 옹골차게 자신들의 스타일을 밀어 붙인다.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재일교포 3세 남자와 일본 여자의 교감을 통해 한일 양국 관계의 원형을 추적한다. 의 라브 디아즈 감독은 실제 영화의 사건을 겪은 비전문 배우들을 기용해 필리핀의 암담한 현실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주변에서 오려낸 듯한 속 인물들 또한 홍상수 감독이 꾸준히 그려온 연장선 위에 서있다.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야. 사실이 중요하지.” 상옥(문성근)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미숙(정유미)의 원망에 짜증을 내다가도 지적 허영이 가득한 대사를 읊는 수고를 잊지 않는다. 31분의 짧은 단편이지만 은 등장인물의 밑바닥을 제대로 비튼다.
글 이지혜
“이렇게 사는 거 지루하지 않아요?” “아니요.”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고립된 삶이 고통이겠지만, 고립이 일상이 된 자들에게는 오히려 자유가 형벌이다. 30년 동안 빈 저택을 홀로 관리하고 있는 노인 페코. 그는 매일 같은 시간 일어나 몸을 씻고 셔츠를 다리고 창문을 청소하고 밥을 먹고 TV를 보고 낮잠을 자고 이를 닦고 기도를 하고 다시 침대에 몸을 누이는 반복된 일상을 이어간다. 가끔 방문하는 주인마님과 창녀 루페를 제외하고 외부와의 소통 없이 살아가는 그에게 이 거대하고 텅 빈 공간은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는 무균실이자 수도원이다. 그러나 저택이 팔리게 되었다는 소식은 노인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그는 자신만의 고립을 ‘평화로운 방식’으로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결단을 내린다. 고요하게 쌓여가던 일상이 무기가 되어 마지막 순간 얼얼하게 관객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이 영화의 무시무시한 뚝심에 2008년 로카르노 영화제는 대상으로 화답했다.
글 백은하
│ 감독 홍상수 │ CGV 4관 14:00
디지털 단편영화 제작 프로젝트 ‘디지털 삼인삼색: 어떤 방문’의 세 감독은 옹골차게 자신들의 스타일을 밀어 붙인다.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재일교포 3세 남자와 일본 여자의 교감을 통해 한일 양국 관계의 원형을 추적한다. 의 라브 디아즈 감독은 실제 영화의 사건을 겪은 비전문 배우들을 기용해 필리핀의 암담한 현실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주변에서 오려낸 듯한 속 인물들 또한 홍상수 감독이 꾸준히 그려온 연장선 위에 서있다.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야. 사실이 중요하지.” 상옥(문성근)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미숙(정유미)의 원망에 짜증을 내다가도 지적 허영이 가득한 대사를 읊는 수고를 잊지 않는다. 31분의 짧은 단편이지만 은 등장인물의 밑바닥을 제대로 비튼다.
글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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