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명상 기자]
26일 방송된 ‘테레비 도쿄 음악제 2019’ 갈무리

일본 생방송 공연 중 가수 구하라의 속옷이 노출되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방송사 측은 화면 전환 없이 영상을 그대로 내보냈다. 또한 방송 화면 자막에 구하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음을 떠올리게 하는 자막을 넣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6일 구하라는 TV도쿄의 음악 특집 ‘테레비 도쿄 음악제 2019’에 출연했다. 5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에는 구하라를 비롯해 아라시, 킨키키즈, 브이식스, 칸쟈니8, AKB48 등의 인기 스타가 총출동했다.이날 방송에서 구하라는 ‘미스터’를 열창했다. 그러나 공연 도중 의상 상의가 조금씩 흘러 내려가 약 20초 동안 가슴 부위의 속옷이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방송사고에도 불구하고 TV도쿄 측은 카메라를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다른 화면으로 대체하지 않고 구하라에게 고정시켰다. 여성 출연자에 대한 배려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노래 도중 상의가 내려간 것을 인지한 구하라는 당황하지 않고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방향에서 옷매무새를 고치고 자연스럽게 무대를 이어나갔다. 열정적인 공연을 마친 뒤에는 웃음을 짓는 여유도 보였다.
26일 방송된 ‘테레비 도쿄 음악제 2019’ 갈무리

무대가 마무리된 후 진행자가 “오늘은 아슬아슬한 해프닝이 있었지요?”라고 묻자 구하라는 “아, 조금 조마조마했다”며 시청자들에게 미안하다는 의미로 고개를 숙였다.

방송사의 의도를 의심케 하는 장면은 또 있었다. 구하라가 공연 중일 때 화면에 ‘소동 후 첫 텔레비전 출연’이라는 자막이 나왔다. 지난 5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문구였다. 극심한 우울증 등의 아픔을 딛고 일본에서 새 출발을 하는 구하라의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자막이었다.방송사고와 제작진의 무개념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구하라를 향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 힘든 일을 겪었음에도 이번 무대에서 보여준 프로다운 모습에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일본 누리꾼들은 “옷이 내려갔는데 얼굴 표정도 안 바꾸고 멋있었다”, “보통은 당황할텐데 프로답다”, “일본에서 천천히 활동하며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다” 등의 글을 올리며 응원했다.

구하라 SNS 갈무리

한편 구하라는 최근 일본 유명 연예기획사인 프로덕션 오기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지난 22일 구하라는 자신의 SNS 계정에 새 프로필을 공개하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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