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그룹 레이브릭스 서광민이 21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18청춘,커피페스티벌’에서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삶에 지친 청춘들을 위로하는 ‘2018 청춘, 커피 페스티벌’이 2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수고했어, 오늘도!’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다양한 커피 문화와 트렌트를 제안하고 청춘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하며 20일부터 이틀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일대에서 펼쳐졌다. 공연, 인문학 강연부터 푸드마켓과 다양한 커피 행사까지 즐길 수 있어 축제기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축제의 문은 레이브릭스가 열었다. 서광민, 유혜진으로 이루어진 2인조 인디밴드 레이브릭스는 ‘Make You Silly’ ‘Whale Cry’를 연달아 부르며 기타와 드럼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보였다. “장르 구분없이 기분 좋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이들의 흥겨운 음악이 울려퍼지자 따가운 햇살 속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몰려들었다.서광민은 “날씨도 너무 좋고,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셔서 행복하다. 오늘은 특히 가족들이 많이 보러와주신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며 ‘My City’ ‘Let’s Dance’까지 연달아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레이브릭스는 “지금까지는 해외활동을 많이 했는데, 앞으로 국내활동도 열심히 할 계획”이라며 성원을 요청했다.

커피대사 선발대회인 ‘스타벅스 커피 엠버서더컵’에서 최연소 엠버서더로 이름을 올린 김경빈 바리스타의 커피 강연도 마련됐다. 김경빈 바리스타는 “우리는 쉽게 커피를 마실 수 있지만 그 커피가 우리에게 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커피 씨앗이 열매가 될 때까지의 과정을 들려줬다.

그는 “씨앗을 심어 발아하기까지 6주의 시간이 걸린다. 6주 뒤 묘목이 탄생하는데 이 단계를 성냥개비 단계라고 한다. 그 후 두 달을 더 키우면 첫 잎이 나온다. 이 모양이 나비의 날개를 닮았다 하여 나비단계라고 한다. 4달을 더 키운 뒤 넓은 밭에 나가 심어주고 3년 정도를 더 키워야 꽃이 열린다. 열매를 맺게 되기 까지는 거기서 9개월 정도가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커피 열매를 수확하기까지의 오랜 인내와 노력으로 깊고 풍부한 커피 향이 탄생되는 것이다. 단순히 이야기만 하는 강연이 아니라 퀴즈를 통해 선물도 제공하면서 관객들과 소통했다.
가수 장희원이 21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18청춘,커피페스티벌’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같은 시각 수변 무대에서는 싱어송라이터 장희원의 공연이 열렸다. 잔잔하고 맑은 음색으로 사랑받는 그는 기타 선율에 맞춰 ‘새벽활동’을 불렀다. 그는 “커피를 너무 좋아한다. 특히 요즘은 콜드 브루에 꽂혔다. 커피 페스티벌이라 커피 주느냐고 물어보니 공짜로 준다더라. 너무 좋은 축제인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편지’는 직접 키보드로 연주하며 담담하고 달콤한 음악을 선사했다.

이어 컬럼니스트 곽정은의 ‘청춘, 커피 카운슬러’ 강연이 마련됐다. 이날 강연에서는 다양한 고민 사연을 듣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연을 들은 곽정은은 “사랑했던만큼 헤어지면 힘든게 당연하다”며 “충분히 아파하고 슬퍼하는 애도의 시간을 가져라. 1년 정도는 아픈 게 정상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잊혀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나도 그 애도의 과정에 있다”고 깜짝 고백하기도 했다.꿈이 없어 고민이라는 대학생의 고민에는 “나도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꿈이 없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꿈이 없는 채로 인생의 지점들을 통과한다. 세상의 제도들이 꿈을 가지라 말하지만 꿈은 없어도 좋다. 다만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지향점은 있어야 한다. 일상을 충분히 살아가면서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생각해보면 된다”고 조언했다.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21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18청춘,커피페스티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그리디어스 박윤희 디자이너의 강연은 청춘에 관한 이야기였다. 유명한 디자이너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얻은 삶의 지혜를 관객들과 공유했다. 그는 “나는 디자인밖에 아는 게 없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 꿈에 도움이 되는 일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요즘은 힘들면 금방 포기한다. 본인이 선택한 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의 직설적이고 유쾌한 사투리 말투로 관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축제의 마지막 무대는 실력파 밴드 데이브레이크가 장식했다. 이원석, 김장원, 정유종, 김선일로 구성된 4인조 록밴드 데이브레이크는 대표곡 ‘들었다 놨다’를 시작으로 지친 삶에 용기를 주는 내용의 ‘범퍼카’로 분위기를 띄웠다. 파워풀한 가창력과 특유의 달콤하고 풋풋한 음악들로 수많은 관객들이 모여들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고 음악을 즐겼다. 노래가 끝난 뒤 보컬 이원석은 “다음달 23일부터 25일까지 이화여대에서 단독콘서트가 열린다”며 “공연 제목이 ‘언박싱(unboxing)’이다. 선물을 열어볼 때의 설레임 같은 느낌을 전해드리겠다”며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데이브레이크는 ‘멜로’ ‘꽃길만 걷게 해줄께’ ‘좋다’를 부른 뒤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원석은 “요즘에는 에스프레소를 즐겨 먹는다. 아침에 에스프레소 한 잔이면 정신이 차려진다”고 말했다. 커피는 언제 마시는 게 가장 맛있느냐는 질문에 건반 김장원은 “연인이랑 먹을 때? 하하”라고 웃다가 “사실 중화요리 먹고 난 뒤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 가장 맛있더라”고 말했다. 데이브레이크의 밝고 유쾌한 에너지로 축제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 속에 막을 내렸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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