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인턴기자]

MBC ‘이리와 안아줘'(극본 이아람, 연출 최준배)에서 허준호, 장기용, 진기주의 내레이션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세 사람의 진실한 감정과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명대사들이 쏟아지며 반응이 뜨겁다.

‘이리와 안아줘’는 아버지가 희대의 사이코패스인 경찰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서로의 첫사랑인 두 남녀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내용을 담았다.누구보다 씩씩한 줄 알았던 한재이(진기주, 어린 시절 이름 길낙원)도 사실은 부모님을 잃은 사건의 트라우마 때문에 힘들어했다. 그녀는 과거 윤희재(허준호)로부터 부모님을 잃은 뒤 우연히 경찰대에서 도진과 재회했다. 같은 날 기자에게 살인사건의 피해자이자 유가족이라는 사실을 아웃팅 당했다. 몸과 마음이 지친 그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빠 길무원(윤종훈)에게 속 이야기를 꺼냈다.

재이는 “오빠, 우린 일단 이러면 되는 거겠지? 우린 살아남았으니까 이렇게라도 하루하루 살아가면 되는 거겠지? 우린 전부 그 지옥에서 살아남았으면서도 또 다시 살아남기 위해 살아가고 있으니까”라며 심정을 전해 시청자들의 가슴 아프게 했다.

특히 재이의 내레이션과 함께 경찰대 휴게실에서 자판기 광고판 속 재이를 보는 도진의 모습이 의미를 더했다. 도진은 첫사랑 상대인 재이를 여전히 좋아하지만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고, 멀리서 바라보는게 전부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벌인 일로 그녀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어서다.그러나 졸업식 날 희생자 유가족에게 계란 세례를 맞고 괴로워하는 도진을 위로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재이였다. 그는 자신을 꼭 안아주는 재이를 눈물 고인 눈으로 바라보며 차마 꺼내지 못한 진심을 내레이션을 통해 표현했다.

“나의 아버지가 세상의 전부를 앗아가 버린 그 아이. 내가 짓지 않은 죄로 평생을 속죄해야만 하고, 내가 짓지 않은 죄로 평생을 도망쳐야만 하는 내 유일한 낙원”이라는 도진의 내레이션은 죄책감으로 재이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그의 상황을 상기시켰다.

도진과 재이의 내레이션에 두 사람의 애틋한 감정과 가혹한 운명이 전해진다면, 희재의 내레이션에는 도진을 향? 비틀린 부정이 드러난다. 특히 지난 9, 10회에서는 도진과 희재의 상반된 마음이 나타났다.“악은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도진의 말을 시작으로 12년 전 재이의 부모를 해치고 경찰에게 잡히는 희재의 모습이 펼쳐졌다. 교도소에 들어간 희재가 “악은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동일한 대사를 읊으며 도진의 졸업식 기사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는 도진이 자신의 악한 본성을 이어받았다고 생각하는 희재의 강한 집착이 느껴지는 대목. 교도소의 수감자 신세인 희재에서 경찰이 된 도진으로 화면이 전환되고, 범인으로부터 한 여성을 구해낸 도진은 “악은 그저..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로 희재의 생각을 부정했다.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도진의 의지가 느껴지며 그가 형사로서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이리와 안아줘’는 등장인물의 속 깊은 이야기를 내레이션으로 표현하며 전달력을 높이고 있다. 배우들의 감성적인 목소리가 더해지며 몰입도를 높여 온라인에서도 매회 회자되고 있다.

‘이리와 안아줘’ 13회와 14회는 오는 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유청희 인턴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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