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폭력 사실에 대해 공개 사과하는 연출가 이윤택 씨.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과거 성폭력 행위를 고발하는 증언이 추가로 공개됐다.

자신을 연희단거리패 활동 단원이었다고 밝힌 한 여성은 19일 오후 자신의 SNS에 “이윤택에게 돌아가면서 안마를 하다가 혼자 안마를 할 때 성폭행을 당했고, 2005년 임신했다. 그러나 오늘 이윤택을 기자회견장에서 봤으나 전혀 변함이 없었다. 성폭행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에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다는 이 여성에 따르면 여러 사람들이 증언한 대로 ‘황토방’이란 곳에서 극단의 여자 단원들가 밤마다 돌아가며 이윤택 감독의 요구에 의해 안마를 했고 이 여성은 성폭행을 당해 임신까지 하게 됐다. 이 감독은 200만원가량의 돈을 건네며 미안하다고 한 후 얼마간은 건드리지 않았지만 사건이 점점 잊혀지자 다시 성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괜찮다. 넌 나의 사람이다”라는 말과 함께였다.

이 여성은 연희단거리패에서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나왔고, 병원에서 공황 장애 판정을 받았다. 당시 일상 생활이 불가능했으며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이 일이 흐지부지된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아픔을 힘겹게 꺼내준 피해자들이 또 한 번 고통을 당할 것이다. 이렇게 용기를 내는 것이 연극계가 바로 서는 일이고 제가 다시 하늘을 똑바로 볼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이 감독은 이날 오전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그는 성추행 논란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기된 성폭행 논란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 다음은 이윤택 예술감독의 성폭행 추가 폭로글 전문.

며칠 전 이윤택 선생님의 성폭력 사건이 밝혀지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연희단거리패에서 있었던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고, 치유된 줄 알았던 저는 다시 심장이 뛰고 온몸이 뻣뻣하게 저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페이스북에 제가 아는 사람들의 글이 쏟아졌지만 전 용기가 없어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습니다.그리고 조금 전 이윤택 선생님의 기자회견장에 갔습니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것이라고, 그래서 제가 받은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에서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전혀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특히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씀에 저는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 것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습니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전 임신을 하였습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습니다. 낙태 사실을 아신 선생님께선 제게 200만원인가를 건내시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후 얼마간은 절 건드리지 않으셨지만 그 사건이 점점 잊혀져갈 때쯤 선생님께서 또 다시 절 성폭행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던 아이기에 전 자신의 사람이란 말씀을 하시면서요. 괜찮다. 괜찮다.

이윤택 선생님과의 일 말고는 연희단거리패에서의 생활이 선배들과 후배들과의 관계가 그리고 그곳에서의 공연이 너무 좋고 행복해서 그곳을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늘을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관객 앞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왔습니다.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 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지금 연희단거리패에 계신 선배님들께선 아마 이 사실을 모르실 겁니다. 그때 용기 내서 도와달라고 말씀 못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제가 나온 이후에도 분명 선생님과 피해자만이 아는,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것이라 확신합니다.

지금 용기 내지 않아서 이 일이 흐지부지 된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아픔을 힘겹게 꺼내준 피해자들이 또 한번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제가 이렇게 용기를 내는 것이 연극계가 바로 서는 일이고 제가 다시 하늘을 똑바로 볼 수 있고 무대 위에서 떳떳한 배우가 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윤주 선배님 죄송합니다. 나중에 만나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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