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한국 힙합은 진화 중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국내 힙합은 호황과 불황, 주류와 비주류를 왔다갔다 하며 진화를 거듭했다. 한국 힙합의 태동기부터 함께 해 온 뮤지션들을 비롯해 현재 힙합을 트렌디하게 이끌어가는 아티스트들까지 만나본다. 진화하는 국내 힙합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힙합 나우’의 두 번째 주인공은 원썬이다. 렛츠 기릿(Let’s Get It!)! [편집자주]
원썬: 시즌 5에 출연한 이후 사람들과 카톡을 주고 받게 됐다.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 6에 한번 더 나와달라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되든 얼굴이라도 방송에 한번 비추는 게 예의일 거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10.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원썬의 ‘짬’은 무엇인가?
원썬: 내게 ‘짬’이란 타고난 재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오랜 시간 어떤 것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나는 랩을 잘하는 래퍼라기 보다는 곡을 잘 쓰는 래퍼다. 내가 처음 무대에 섰던 때만 해도 그랬다. 1998년에 처음 무대에 오르고 다음해 7월 ‘원썬’이라는 정식 이름으로 다시 공연을 펼치기까지 선보였던 솔로곡들과 크루로 같이 공연했던 래퍼들의 음악 대부분이 내 손을 거쳤다.
10. 그것을 인정하는 것도 쉽진 않았을 텐데.원썬: 7년 전 사고를 당해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쉬면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잘하고 싶은 것만 고집하지 말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보자고. 힙합 신에 머물면서 아티스트들을 위해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고, 그것도 ‘힙합을 한다’라는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클럽 ‘인투딥’을 인수해 언더그라운드 공연 브랜드인 ‘샤이닝 그라운드’까지 만들게 됐다.
10.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다고 말한 인터뷰를 봤는데.
원썬: 내 좌우명이 ‘부딪히고 살아보자’다. 음악도 계속 하고 삶도 이어가려다 보니 수많은 일터를 전전하며 살게 됐지만 결국엔 내가 안 힘들면 안 힘든 거더라. 잠을 좀 덜 잘 수 있지만 그냥 그 뿐이다.10. 그런 긍정적인 태도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원썬: 실제로 위로가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좋게 봐줘서 그런지 ‘쇼 미 더 머니6’ 출연 이후 광고 섭외도 여럿 들어왔다.(웃음) 메신저 이모티콘인 ‘원썬티콘’도 내게 됐는데 나오자마자 신규 이모티콘 중 7위를 해서 내가 더 놀랐다.(웃음)
10. ‘쇼 미 더 머니6’에서는 1차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때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원썬: 당시 현장에서는 사실 딘이 내 랩을 자르고 가진 않고 끝까지 듣고 갔다. 또 아무래도 1세대 래퍼이다 보니 내가 랩을 시작할 때 주변 래퍼들이 ‘원썬이 뭘 할지 들어보자’라는 눈빛과 분위기로 숨죽이면서 지켜봤다.
10. 원썬에게 힙합이란 무엇인가?원썬: 힙합은 일단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 장르였다. 그래서 힙합인으로서의 길을 계속 걷고자 했고 어느 순간 높은 구름 위에 걸려있는 밧줄 같은 존재가 됐다. 높은 구름에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힙합이라는 밧줄을 잡아당겼고 그러다 보니 온몸이 근육질이 됐다. 이제는 힙합을 위해 못할 일이 없다.
10. 2000년대 초반 원썬이 보여줬던 힙합에는 국악이 어우러져 신선하다는 평이 있었다. 국악과의 접목을 시도했던 이유는?
원썬: 어떤 효과를 노리고 의도한 건 아니었다. 단지 국악 특유의 음에서 나오는 리듬감이 좋아서 힙합에도 접목해봤다. 나중에 시간이 한참 흘러서도 사람들이 내가 만드는 소리에 귀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아, 원썬은 이런 소리를 내다 갔구나’라고.
10. 지난 8월 23일에는 싱글 ‘Pionnier Du Game’을 발매했다. 프랑스 래퍼 Blaike와 주고 받은 불어랩이 독특한 느낌을 주는데.
원썬: 중학교 때 정확히 1년 4일 동안 프랑스에서 살다 와서 불어는 조금 할 줄 안다.(웃음) 그래서 Blaike와도 친분이 있는 상태였는데 먼저 협업해보자고 제안이 왔다. 프랑스 프로듀서와 공동으로 작곡했고 뮤직비디오도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찍게 됐다. 미국 영화 ‘Claudine'(1974)에 삽입된 OST ‘The Makings Of You’를 샘플링해 만들었다. 미국 소울 가수 겸 배우 커티스 메이필드의 곡이다. 멋있게 완성돼 만족스럽다.
10. 10년 후 원썬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원썬: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그때는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소속된 단체가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음악에 관련된 무언가를 하고 있을 거다.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10. 올해 활동 계획은?
원썬: 싱글 음원 두 개를 더 발매할 예정이다. ‘Pinnier Du Game’ 다음으로 나올 싱글의 키워드는 ‘짬에서 나온 바이브’, 그 다음 곡의 키워드는 ‘임을 위한 행진’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래퍼 원썬이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클럽 ‘인투딥’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사진=정진혁 촬영 PD ohnonnn@tenasia.co.kr
10. Mnet ‘쇼 미 더 머니6’ 출연은 ‘쇼 미 더 머니5’에 이어 두 번째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원썬: 시즌 5에 출연한 이후 사람들과 카톡을 주고 받게 됐다.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 6에 한번 더 나와달라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되든 얼굴이라도 방송에 한번 비추는 게 예의일 거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10.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원썬의 ‘짬’은 무엇인가?
원썬: 내게 ‘짬’이란 타고난 재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오랜 시간 어떤 것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나는 랩을 잘하는 래퍼라기 보다는 곡을 잘 쓰는 래퍼다. 내가 처음 무대에 섰던 때만 해도 그랬다. 1998년에 처음 무대에 오르고 다음해 7월 ‘원썬’이라는 정식 이름으로 다시 공연을 펼치기까지 선보였던 솔로곡들과 크루로 같이 공연했던 래퍼들의 음악 대부분이 내 손을 거쳤다.
10. 그것을 인정하는 것도 쉽진 않았을 텐데.원썬: 7년 전 사고를 당해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쉬면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잘하고 싶은 것만 고집하지 말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보자고. 힙합 신에 머물면서 아티스트들을 위해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고, 그것도 ‘힙합을 한다’라는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클럽 ‘인투딥’을 인수해 언더그라운드 공연 브랜드인 ‘샤이닝 그라운드’까지 만들게 됐다.
10.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다고 말한 인터뷰를 봤는데.
원썬: 내 좌우명이 ‘부딪히고 살아보자’다. 음악도 계속 하고 삶도 이어가려다 보니 수많은 일터를 전전하며 살게 됐지만 결국엔 내가 안 힘들면 안 힘든 거더라. 잠을 좀 덜 잘 수 있지만 그냥 그 뿐이다.10. 그런 긍정적인 태도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원썬: 실제로 위로가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좋게 봐줘서 그런지 ‘쇼 미 더 머니6’ 출연 이후 광고 섭외도 여럿 들어왔다.(웃음) 메신저 이모티콘인 ‘원썬티콘’도 내게 됐는데 나오자마자 신규 이모티콘 중 7위를 해서 내가 더 놀랐다.(웃음)
10. ‘쇼 미 더 머니6’에서는 1차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때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원썬: 당시 현장에서는 사실 딘이 내 랩을 자르고 가진 않고 끝까지 듣고 갔다. 또 아무래도 1세대 래퍼이다 보니 내가 랩을 시작할 때 주변 래퍼들이 ‘원썬이 뭘 할지 들어보자’라는 눈빛과 분위기로 숨죽이면서 지켜봤다.
10. 원썬에게 힙합이란 무엇인가?원썬: 힙합은 일단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 장르였다. 그래서 힙합인으로서의 길을 계속 걷고자 했고 어느 순간 높은 구름 위에 걸려있는 밧줄 같은 존재가 됐다. 높은 구름에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힙합이라는 밧줄을 잡아당겼고 그러다 보니 온몸이 근육질이 됐다. 이제는 힙합을 위해 못할 일이 없다.
10. 2000년대 초반 원썬이 보여줬던 힙합에는 국악이 어우러져 신선하다는 평이 있었다. 국악과의 접목을 시도했던 이유는?
원썬: 어떤 효과를 노리고 의도한 건 아니었다. 단지 국악 특유의 음에서 나오는 리듬감이 좋아서 힙합에도 접목해봤다. 나중에 시간이 한참 흘러서도 사람들이 내가 만드는 소리에 귀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아, 원썬은 이런 소리를 내다 갔구나’라고.
10. 지난 8월 23일에는 싱글 ‘Pionnier Du Game’을 발매했다. 프랑스 래퍼 Blaike와 주고 받은 불어랩이 독특한 느낌을 주는데.
원썬: 중학교 때 정확히 1년 4일 동안 프랑스에서 살다 와서 불어는 조금 할 줄 안다.(웃음) 그래서 Blaike와도 친분이 있는 상태였는데 먼저 협업해보자고 제안이 왔다. 프랑스 프로듀서와 공동으로 작곡했고 뮤직비디오도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찍게 됐다. 미국 영화 ‘Claudine'(1974)에 삽입된 OST ‘The Makings Of You’를 샘플링해 만들었다. 미국 소울 가수 겸 배우 커티스 메이필드의 곡이다. 멋있게 완성돼 만족스럽다.
10. 10년 후 원썬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원썬: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그때는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소속된 단체가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음악에 관련된 무언가를 하고 있을 거다.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10. 올해 활동 계획은?
원썬: 싱글 음원 두 개를 더 발매할 예정이다. ‘Pinnier Du Game’ 다음으로 나올 싱글의 키워드는 ‘짬에서 나온 바이브’, 그 다음 곡의 키워드는 ‘임을 위한 행진’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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