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공연 장면 / 사진제공=(주)스타더스트

“공연의 끝에는 남자와 여자만이 남아 관객들에게 본질을 곱씹을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을 쓰고 연출한 황재헌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드림아트센터에서 “이 작품을 쓸 때 남녀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추상화하려고 애썼다”며 이같이 말했다.‘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50대 중반의 역사학자 정민과 은퇴한 국제 분쟁 전문 기자 연옥이 매주 목요일마다 각기 다른 주제를 두고 인생을 진솔하게 논하는 과정을 그린다.

정민 역에 성기윤·조한철이, 연옥 역에 윤유선·진경이 나선다. 연기력을 논할 필요도 없는 베테랑인 네 사람이 완성한 작품인 만큼 개막 전부터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27일 베일을 벗고 관객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2013년 이후 약 4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진경은 “관객들의 연령대가 중장년층”이라며 “예상보다 훨씬 더 공감해주고, 반응도 좋아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덕분에 그들에게 선물을 안긴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그는 또 “이 공연을 하고 나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나의 고민과 관객들의 고민이 마주하는 지점이 생길 때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포스터 / 사진제공=(주)스타더스트

1974년 아역배우로 데뷔한 윤유선은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11년 만에 연극을 택했다. 그는 “사실 연극은 세 번째다. 오랜만인데다 소극장에서 호흡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이어 “발성과 발음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진경이 있어서 든든하다. 자극도 받으면서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옥과 정민의 대화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작품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대사량이 엄청나다. 게다가 쉽지 않은 주제로 말을 이어가는 탓에 단어도 어렵다.

이와 관련해 성기윤은 “모든 배우들이 대사에 대한 압박이 있다. 대본을 집어 던지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노래로 하지 않는 게 어디냐고 생각하며 열심히 외웠다”고 웃었다. 그는 또 “25년 넘게 뮤지컬을 하다가 연극은 두 번째”라며 “대극장에서 마이크를 끼고 연기를 하다가 관객과 더불어 숨 쉬는 공연을 하게 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크게 공감한다고 배우들이 입을 모았다. 윤유선은 “내레이션을 하는데 질문을 하는 관객도 있다. 소극장의 묘미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진경 역시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황재헌 연출은 “글을 쓰고 연출까지 맡았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 정교하게 만들고자 했는데, 무대 위 배우들이 배우가 아닌 배역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2년 초연 이후 재연인데, 배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며 “공연의 끝에는 남자와 여자만이 남아, 관객들이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오는 8월 20일까지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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