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킬 미 나우’ ‘디어 에반 한센’ ‘원더스트럭’ 포스터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예술 작품이 대중들에게 큰 울림을 전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은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현재 진행형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혜와 동정이 아닌 인권이 기반이 돼야 한다.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예술 작품은 자연스럽게 인식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내 이름은 칸’ ‘아이 엠 샘’ ‘말아톤’ 등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감동적인 스토리의 영화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됐고, 최근에는 연극과 뮤지컬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과 다뤄지고 있다.

국내외에서 주목 받는 세 작품이 있다. 연극 ‘킬 미 나우’와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 그리고 영화 ‘원더스트럭’이 그것이다.

이 작품들은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진한 감동과 큰 울림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관객들은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는가 하면,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열정에 용기를 얻고, 오히려 치유와 위로를 받는다.‘킬 미 나우’는 선천적 지체장애로 평생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아빠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17세 소년 조이와 작가로서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홀로 아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아빠 제이크, 그리고 주변인들을 통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삶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민감한 주제에 대한 솔직하고 대범한 접근과 신체장애를 표현하는 섬세한 신체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킬 미 나우’는 지난 2016년 초연 당시 전 회차 전석 기립을 이끌어내며, 같은 해 인터파크 연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오는 7월 1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2017년 제 71회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을 포함해 6개 부문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최고 화제작 ‘디어 에반 한센’은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이 동급생의 죽음을 겪으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에반 한센은 담당 의사의 권유로 ‘자신에게 보내는 희망의 편지’를 쓰게 된다. 하지만 이 편지가 자살한 동급생 코너의 주머니에서 발견되면서 이 편지는 코너의 유서가 되고, 에반 한센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로 둔갑한다.이 작품은 한 청소년이 자신을 찾아가는 자아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이 힘들었던 에반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감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외로움과 회복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이다.

영화계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이 있다. ‘제 70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초청작 ‘원더스트럭’이다. 1977년 한번도 본적 없는 아빠를 찾아 떠나는 벤과 1927년, 스크랩북에 가득한 여배우를 꿈꾸며 떠나는 로즈의 여정을 50년의 시간 차를 교차하며 그린다.

1977년 엄마의 유품인 책 ‘원더스트럭’과 메모지에 쓰인 뉴욕의 주소를 발견한 벤. 그러나 번개로 청각을 읽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아버지를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병원을 탈출하여 뉴욕으로 향한다. 1927년, 선천적으로 청각 장애가 있는 로즈는 항상 집안에서 종이로 뉴욕의 빌딩을 만들거나, 좋아하는 여배우의 기사를 스크랩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여배우의 공연 기사를 읽고 뉴욕으로 향한다.

각자 고립되고 외롭지만, 언제나 다른 삶을 꿈꿔온 두 아이가 자신의 삶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찾아 가는 과정이 진한 감동을 선사하며, 소리가 사라진 이들의 세계를 통해 진정한 소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오는 2018년 봄, 한국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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