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심은경 / 사진=쇼박스 제공

최근 심은경의 행보가 흥미롭다. 장르와 분량에 얽매이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일본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오 전속계약을 체결해 일본 진출까지 예고했다. 2003년 ‘대장금’으로 데뷔해 어느덧 14년차가 된 심은경이지만 여전히 “계속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경이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분야도 장르도 다채롭다. ‘부산행’에서 가출소녀로 특별출연했고, ‘서울역’에서는 목소리를 연기했다. 첫 독립영화 ‘걷기왕’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올해만 ‘조작된 도시’와 ‘특별시민’을 연달아 선보였다. ‘염력’ 촬영에 돌입했고, 곧 ‘궁합’도 개봉한다.“강박은 없다”고 했다. 그는 “계속해서 내 한계치를 넘고, 새로운 거를 보여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호기심이 많다. 대부분 거기서 출발한다”면서 “예전에는 내 능력에 비해 작품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닌가라는 고민을 했다. 그런데 배우가 작품을 하면서 얻어가는 게 있다. 꾸준히 해야지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가짐을 가볍게 먹고 있다”고 고백했다.

연기자로서 불타오르는 것 같다는 말에 오히려 “불이 식었다”고 평했다. 심은경은 “많이 내려놓았다. 마음이 편해지니까 잘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내려놓은 건 아니었다. 심은경이 출연한 ‘써니’와 ‘수상한 그녀’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심은경을 한 틀 안에 갇히게 했다. 심은경은 “두 작픔은 나를 있게 해준 작품이다. 하지만 연기적으로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욕심을 부리지 않고, 잘 보여야겠다는 강박을 버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까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더 좋은 기회들이 많이 다가오는 거 같죠.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심은경 / 사진=쇼박스 제공

일본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의 전속계약 체결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일본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 영화들도 좋아한다. 언젠가 일본에서도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유마니테와 추구하는 것들이 같았어요. 크리에이티브한 활동을 잘 이끌어줄 수 있을 것 같았죠. 이제부터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거 같아요. 일본에서 저는 신인이에요. 급하게 가기보다 천천히 다져가고 싶네요. 한국에서건 일본에서건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해요. 오디션이요? 봐야 된다면 당연히 봐야죠.”

일본어 실력을 물었다. 그는 “아직 한자는 잘 읽지 못한다. 그래도 언어는 내가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달린 거라서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다”며 “여행 일본어 정도는 가능하다”고 미소 지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아무도 모른다’를 중학교 1학년 때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그때부터 팬이 됐죠. 그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이 좋아요. 잔잔하게 다가오면서 허를 찌르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거든요. 대단한 연출가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있으면 작품으로 만나고 싶어요. 물론 처음부터 크게 바라지 않습니다. 제 연기를 보고 위안을 얻고, 재미있는 영화에 많이 나오는 사람으로만 기억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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