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넌센스2’로 돌아온 조혜련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조혜련의 이름 앞에 무엇을 붙일지 망설이다, 끝내 하나로 정의할 수 없었다. 개그우먼이자 넓게는 예능인이며, 수준급의 복싱 실력까지 갖췄는데 일본어와 중국어도 현지 활동과 책까지 펴냈을 정도이고 연극 무대에서도 활약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번엔 데뷔 후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도 올랐다. 가까스로 찾은 수식어는 바로 ‘도전하는’ 조혜련.

오는 5일 막을 내리는 뮤지컬 ‘넌센스2’에서 로버트 앤 역을 맡은 그는 연출로 나선 배우 박해미와 손을 잡았다. 노래는 배워본 적도 없지만 ‘도전’의 아이콘인 만큼 홀로 레슨까지 받아 가며 조금씩 기본기를 쌓았다. 유쾌한 입담에 가려진 연기도 비로소 빛을 발했다. 사실 조혜련은 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고 당시 설경구와 공연을 했을 정도로 연기를 갈망했다. 연극 ‘남자충동'(2004)과 ‘6월의 아트'(2005) 등을 통해 일찌감치 조광화, 이해제 연출에게도 인정받은 실력자다.탄탄한 기본기에 열정, 강인한 체력 무엇보다 늘 도전하는 조혜련이 아름답다.

10.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고, 뮤지컬은 데뷔 후 첫 도전이다. 무엇보다 목 관리가 중요했을 것 같다.
조혜련 : 다행히 감기는 걸리지 않았는데, 무대가 많이 건조하니까 조심하게 되더라. 내가 맡은 로버트란 역할은 객석의 분위기를 띄워야 하고, 솔로곡도 3곡이나 있다. 평상시엔 무조건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데 공연을 하면서 미지근한 물,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다. 예전 ‘여걸파이브’ 시절에 옥주현이 목 관리를 하는 걸 봤다. 당시엔 뮤지컬을 할 때도 아니었는데 어디든 가습기를 가지고 다녔는데, 이제 와서 조금 이해하겠다.(웃음) 공연은 NG도, 컷도 없지 않나.

10. 반면 체력적으론 워낙 운동으로 다져져서, 든든하겠다.
조혜련 : 지치지는 않는데, 배우들과 하모니를 이루는 부분에서 모두가 컨디션이 다르다 보니까 혹여나 삐거덕 거릴까 걱정된다. 누군가 하나라도 맞지 않을 시엔 불협화음이니까 긴장할 수밖에 없다.10. 뮤지컬에 도전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조혜련 : 섭외가 왔을 땐 고민하지 않았다. 맡은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한 달 이상을 각기 다른 사람들이 만나 대본을 연습하고, 춤과 노래를 맞춰가기 위해 다들 인내하는 과정을 겪었는데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어떨 땐 스스로 컨트롤이 안될 때도 있었지만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니 그 기쁨은 말할 것도 없다.

10. 조혜련의 재발견이란 평가도 나오고, 무엇보다 연출을 맡은 박해미의 극찬도 쏟아졌다.
조혜련 : 앞에 두고는 이야기를 안 했던데(웃음) 같이 나간 방송에서 ‘연기를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다. 무대 위에서 상대방과 호흡을 한다’고 말해줘서 놀라면서도 기뻤다.

10. 맞다. 사실 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나.
조혜련 : 학교를 다닐 때부터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계속했다. 드라마를 쫓아다니기도 했고, 연극 ‘남자충동’의 재연에도 참여했다. 당시엔 신인이었던 엄기준, 오달수, 김상호 등과 호흡을 맞췄다. 김성령, 진경과 이해제 연출의 ‘6월의 아트’도 했었고. 이해제 연출도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고 풀어놨다. 이번 박해미 역시 연기를 편하게 하는 걸 중점으로 두고 풀어줬다. 뭔가 틀을 만들지 않고 물론 약속된 부분은 있지만 말이다. 배우가 입기에 맞춤정장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을 편안하게 해줬다. 그래서 드라마 ‘도깨비’의 패러디와 같은 재미있는 부분도 나올 수 있었다. 상승효과가 일어난 거지.10. 관객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조혜련 : 정말 재미있다고 말해주고 크게 웃어주셔서 감사하다. 각을 잡고 봐야 하는 작품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두 시간을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게 ‘넌센스2’의 장점이다. 8세 아이도 보고, 86세 어르신도 봤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 아닌가.

조혜련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오랜만에 무대에 서니 짜릿하기도 하겠다. 나를 보고 웃는 관객들과 마주하면.
조혜련 : 그간 장기 공연을 못했는데 이번에 해보니 딱 내 스타일이다.(웃음) 사실 무엇보다 가장 즐겼던 순간은 연습이었다. 그 시간이 참 좋았다. 노래도, 춤도 하나 되지 않고 ‘어느 세월에 다 하나’ 싶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되더라. 런스루를 하면서 사람들과 맞추고 무대 뒤에선 소품을 준비하며 관객을 위해 스탠바이 하고 있는 그 시간이 대학교 때 생각도 나고 기분 좋았다.10. 개인적으론 조혜련을 ‘도전의 아이콘’으로 생각하는데, ‘넌센스2’가 또 한번의 터닝포인트가 되겠다.
조혜련 : 노래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 배워본 적도 없다. 이 작품을 하면서 노래 레슨을 받았다. 또 같이 공연하는 김나윤에게도 계속 물었다. 노래 선생님께서 ‘제대로 가르쳐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 배운 적이 없으니 습관이 없고,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는 게 나 역시도 보였으니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노래를 제대로 한 번 배워보고 싶다. 인터뷰 오기 전 영화 ‘라라랜드’를 봤는데, 춤을 정말 잘 추더라. 생긴 몸이 춤을 출 수 없는 몸이지만(웃음) 노래를 하면서 춤도 배워보고 싶다. 현대무용 쪽으로 말이다. 물론 출중하게는 못하더라도 각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10. 가족들도 공연을 보러 왔나.
조혜련 : 아이들이 와서 봤는데, 딸은 ‘노래 잘 한다’고 해주고 아들 역시 ‘엄마, 프로네’라고 하더라. 기분 좋았다.(웃음)

10. 어느덧 마지막 공연이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조혜련 : 노래를 좀 더 완벽하게 맞춰서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데 시간은 우릴 허락해주지 않으니까.10. 또 가장 행복한 순간은?
조혜련 : 공연이 막바지에 달하니, 같이 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가슴이 찡하더라. 이 작품으론 이제 마지막이구나 싶은 게,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짧고 굵은 작품이어서 감회가 남다르다.

10. 최근 라디오 DJ도 맡았던데.
조혜련 : EBS 라디오 ‘잉글리시 클리닉’이다. 이번 개편 때부터 DJ가 됐다.

조혜련 / 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10. 이번엔 영어인가.(웃음)
조혜련 : 문단열 영어 강사에게 영어를 배우는 시간으로 1부가 진행되고 2부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영어를 활용하는데, 청취자들과 더불어 공부를 하는 거다. 일본어와 중국어는 잘 하는데, 영어는 금방 잘 나오지 않는다.(웃음) 나와 비슷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실제 배우는 것처럼 발음도 한 번 더 요청하고 그런다. 영어 마스터를 해보려고.(웃음)

10. 올해, 조혜련의 도전을 또 볼 수 있겠다.
조혜련 : 같이 방송을 했던 신동엽, 김구라 등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걸 보면서 ‘나는 뭐지?’라는 생각도 한때는 들었다. 이젠 아니다. 다른 분야로 발을 넓혀가며 내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한결 여유로워졌다. ‘넌센스2’를 하면서 객석의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데 절로 힘이 났다. 이 힘으로 뭐든 해볼 생각이다.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있기 위해서 많은 것을 도전하면서.(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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