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정찬우, 김태균 / 사진제공=SBS 파워FM ‘컬투쇼’

“솔직히 지겹고 힘든 마음도 있죠.”

컬투가 ‘컬투쇼’ 만큼이나 진솔하게 10주년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0년째를 맞이하고 올해로 11년째 ‘컬투쇼’를 진행해온 두 사람이기에 가능한 여유있는 소감이었다. 컬투는 호들갑스러운 자축 대신 매일 같은 일상처럼 10주년을 받아들였다.정찬우와 김태균은 컬투라는 이름을 걸고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를 이끌어왔다. 지난 2006년 첫 방송을 시작해 오랜 호흡과 특유의 입담으로 ’10년 연속 청취율 1위’라는 대기록도 일궈냈다. 두 사람의 탁월한 방송감각은 라디오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레전드’ 사연을 만들어낼 정도로 화제 몰이를 했다.

컬투는 10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두시탈출 컬투쇼 10년 정산’ 기자간담회를 열고 솔직한 소감과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가장 먼저 정찬우는 “사실 10년이 흐른 기분은 아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10년이 흐른 기분이다. 솔직히 지겹고 힘들기도 하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덕분에 지금까지 방송을 할 수 있었다. 태균이와 농담삼아 청취율 2위가 되는 날 그만두자고 하기도 한다. 저희 방송이 이렇게 오래 사랑받을 줄 몰랐다”고 밝혔다.
정찬우 / 사진제공=SBS 파워FM ‘컬투쇼’

‘컬투쇼’의 원동력은 두 사람의 가식없는 말투와 오랜 호흡으로 만들어진 탁월한 진행 능력 덕분이었다. 이에 대해 김태균은 “만약 형과 제가 팀이 아니라 다른 연예인과 함께 했다면 이렇게 오래 방송하는 건 불가능했을 거다. 저희는 라디오 말고도 다른 스케줄이 전부 같다. 늘 몸에 배어있는 팀의 느낌이 있다. 라디오보다 팀이 더 지겨울 정도로 오래 호흡을 맞춰왔다. 그런 편안함이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정찬우는 ‘컬투쇼’가 처음 라디오의 형식을 파괴한 방송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사실 라디오는 DJ의 멋진 말 때문에 듣는 방송 아니었나. 저희는 있는 그대로 말하고 꾸밈없이 진행한다. 형식의 파괴였다. 오래 갈 줄은 몰랐는데 요즘에는 대중들에게 이런 형식이 더 잘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뿐만 아니라 ‘컬투쇼’는 라디오 방송 최초 방청객을 도입해 독특한 스타일을 이끌었다. 김태균은 “맨처음 라디오 스튜디오 바닥에 방청객 10명을 앉혀두고 시작했다. 점점 늘어나면서 여기저기 장소를 옮겼는데 지금은 저희 전용 스튜디오에서 80명을 데리고 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10년이 넘도록 ‘컬투쇼’와 함께해온 만큼 그 의미도 남달랐다. 정찬우는 ‘컬투쇼’를 두고 ‘직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제가 직장인이 된 기분이다. 덕분에 성실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은 흘렀지만 저는 변한 게 없다. 똑같이 늘 하는 프로그램이라 매일같이 출근하는 기분으로 방송에 임한다. 방송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한 번 녹화에 참여하지 않나. 그런 점에서 훨씬 따뜻하고 정겹기도 하다”고 답했다.

김태균은 “제 아들이 태어나던 해에 ‘컬투쇼’를 시작했다. 제 아들과 나이가 같은 만큼 아이를 키우는 기분으로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저는 확실히 라디오를 통해 인간적인 성숙함이 많이 길러졌다. 참 따뜻하고 계속 사귀어온 친구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김태균 / 사진제공=SBS 파워FM ‘컬투쇼’

두 사람은 꼭 함께 해보고 싶은 게스트를 꼽으며 웃음으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김태균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함께 못해본 분들이 더 많다. 저는 김연아 선수를 여러번 언급했는데 힘들더라. 김연아 선수를 꼭 게스트로 모셔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찬우는 “장동건이 제 초등학교 5년 후배라, 여러번 언급했는데 절대 안나오더라. 배우들은 참 모시기가 어렵다. 배우 분들과 많이 같이 해보고 싶다”며 “모시고 싶은 사람은 정말 많다. 요즘엔 최순실 씨를 꼭 모셔보고 싶더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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