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배우 정혜인 / 사진=텐아시아 DB

한 배우의 두 얼굴이 반갑다. MBC ‘불야성’에서 탁 역을 맡은 배우 정해인의 이야기이다.

정해인이 연기하는 탁은 극 중 서이경(이요원)의 보디가드이다. 뛰어난 무술 실력을 자랑하는 전천후 파이터로 묘사되는데, 서이경이 부르기만 하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는 우직한 면모를 갖춘 인물이기도 하다.
‘불야성’ 정해인 / 사진제공=MBC

‘불야성’ 2화에서 서이경 대신 납치당한 이세진(유이)을 구하기 위해 맨 몸으로 돌진하던 탁이 특히 강렬했다. 느와르 영화 속 장면을 연상케 하는 액션 연기였다. 이후 피투성이 몰골을 한 채 “별 것 아니다”라고 말하는 탁의 무심함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정해인은 탁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 탁월한 연기를 보이고 있다. 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똘끼도 있고 매사에 투덜투덜, 수다스러운 모습도 있다. 짠한 인생을 사는 이세진의 뒷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다가도, 그의 앞에만 서면 무뚝뚝한 말투가 앞선다. 정해인의 섬세한 눈빛과 표정 연기가 이를 만나, 여심을 설레게 하는 탁을 완성시켰다.놀라운 것은, 정해인이 ‘불야성’으로 혜성 같이 등장한, 전혀 새로운 얼굴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8월까지 SBS 주말극 ‘그래, 그런 거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SBS ‘그래 그런거야’ 정해인, 남규리 / 사진제공=삼화 네트웍스

정해인은 ‘그래, 그런 거야’에서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철부지 아들, 유세준을 연기했다. 모태 솔로라 여자와 손끝만 스쳐도 얼굴을 붉히고 말을 더듬는 순둥이였고, 사돈처녀 이나영(남규리)과 사랑에 빠져 무작정 결혼을 감행하는 순수한 캐릭터였다.앳된 얼굴과 선한 말투로 유세준을 귀엽고 때로는 강단 있는 남자로 그려냈다. 주말극 특성 상 ‘막장’이라 불릴 만한 전개가 펼쳐짐에도 정해인만큼은 한결같이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냈다.

당시 ‘그래, 그런거야’ 제작진은 정해인에 대해 “착하고 순수한 얼굴과 강렬한 모습을 동시에 지닌,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불야성’의 제작관계자 역시 “부드러움 속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강인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정해인을 평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은 물론이고 현장의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탁을 보다 완벽히 연기하기 위해 액션 스쿨에 다니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연기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한 해, 전혀 다른 두 얼굴로 안방극장을 찾은 정해인의 등장이 반갑다. 아직 만나지 않은, 정해인의 세 번째 얼굴을 기다려본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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