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차승원이 1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고산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데뷔 30년 차 배우 차승원은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예능까지 넘나들며 자신만의 연기 인생지도를 새겨왔다. 그리고 그는 2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택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김정호라는 인물을 만나 자신의 연기지도에 고스란히 새겨 넣었다.

차승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위인 김정호’에서 더 나아가 역사로 기록되지 못한 ‘인간 김정호’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리고 위인이기 이전에 한 평범한 사람이었던 ‘인간 김정호’는 ‘인간 차승원’의 모습과 여러 군데 닮아 있었다.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차승원: 반반이다. 큰 장점도 있고, 단점도 소소하게 많은 영화다. 등급이 전체관람가인데, 그런 느낌들을 잘 담아냈지만, 디테일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10. 굉장히 냉철하게 평가하는 것 같은데?
차승원: 냉철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된다.

10. 영화 속 김정호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실존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사료가 많지 않다. 어떻게 캐릭터를 구축했나?
차승원: 감독님은 직설적으로 인물을 그리고 싶어 했는데, 나는 김정호라는 인물이 조금 더 속물이었으면 어땠을까? 그럼 캐릭터가 조금 더 입체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원하는 색깔이 있으니까 크게 벗어나지 않게 연기했다. 그리고 딸과의 관계, 조력자 바우와의 관계에 기대어 지도쟁이 김정호가 아닌 인간 김정호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었다.
배우 차승원이 1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고산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왜 하필 김정호일까?
차승원: 지금까지 김정호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가 거의 없었다. 거의 왕 또는 기득권층을 재조명하는 작품이 많았다. 화려한 볼거리가 많으니까. 하지만 김정호라는 인물은 계급 사회 밑 계층이지만 남겨 놓은 유산은 위대한 인물이다. 그리고 굉장히 외로운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이런 사람들의 삶도 조명해 볼 필요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10. 영화 마지막 부분 독도에 가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독도에 간 것인지?
차승원: 독도에는 가지 못했다. 수조 세트에서 촬영했다. 그런데 백두산에는 직접 올라갔다. 만약 안 보고 본 것처럼 연기했으면 큰일 날뻔했다. 백두산을 보면 저절로 합장이 된다. 민족의 영산의 위대함과 경건함이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몸이 움츠러들더라. 그냥 산이 아니었다.10. 강우석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차승원: 제작자로서 처음 만났을 때는 조금 불편했다. 감독으로 만났을 때 훨씬 좋았다. 어떻게 보면 감독님이 약간 올드하고, 스트레이트 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감독님만이 가진 한방이 있다.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힘이 있다. 꼼수 잘 안 부리고. 그래서 이 영화랑도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한다.

배우 차승원이 1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고산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다음번에도 역사적 인물을 연기 할 생각이 있나?
차승원: 어휴…안한다(웃음). 역사를 다룰 땐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배우로서 이런 인물을 언제 해보나 싶어서 택했는데 다음에는 사회 부조리에 칼을 들이밀 수 있는 블랙 코미디나,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10. 작품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차승원: 나이가 있으니까 선뜻 뭔가를 잘 못 하겠다. 여러 가지 장르를 하면 물론 좋겠지만, 가려야 하는 장르도 있다. 나이도 있으니 막 할 수는 없다. 이를테면 사람을 막 해하거나 뭔가 정서를 훼손한다든가 하는 것들. 그런 건 자제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세상을 척박하지 않게 바라보게 하는 그런 것들을 하고 싶다.

배우 차승원이 1일 한경텐아시아와 가진 영화 ‘고산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예능을 오랜 시간 해오고 있는데, 이미지가 소모되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나?
차승원: 장시간 예능을 하면서 영화에 나오면 몰입도 떨어진다는 우려도 물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능 안 하고 영화만 하겠습니다” 이러고 싶지는 않다. 개인적인 욕심일 수도 있는데, 영화에서 연기도 하고, ‘무한도전’ 나가서 또 석탄도 캐고, 패션지도 찍고 싶다. 특별히 한 가지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물론 한쪽에 너무 치우치면 안 되겠지만

10. 전작 ‘하이힐’이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번 영화에 대한 흥행 부담은 없나?
차승원: ‘하이힐’ 때는 내가 미리 안 될 것 같다고 얘기했었다(웃음). 그런데 이번 거는 괜찮을 것 같다. 한 쪽으로 편중된 영화는 아니니까 이 시즌에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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