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무한도전-릴레이툰’ 스틸컷 / 사진=MBC 제공

툰방 시대가 올까?

웹툰의 영향력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웹툰 이용자는 하루 평균 약 620만명(2015년 기준)에 달한다. 웹툰 자체 시장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의 원천 소스로서도 웹툰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웹툰이 그려지는 과정 자체에 주목하는 콘텐츠, 툰방(웹툰 방송)이 주목을 모으고 있다.지난달 31일 MBC ‘무한도전’은 6주간에 걸친 ‘릴레이툰’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릴레이툰은 ‘무한도전’ 멤버들과 윤태호·이말년·주호민·무적핑크·기안84·가스파드 등 스타 웹툰 작가가 짝을 이뤄 웹툰을 만들고, 방송이 끝나면 실제로 네이버를 통해 웹툰을 공개했던 특집. 릴레이툰은 2회 만에 토요 웹툰 1위에 등극하며 인기리에 연재됐다.

릴레이툰은 멤버들과 웹툰 작가가 직접 스토리를 구상하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목소리를 더빙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만든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웹툰 작가들의 번뜩이는 상상력에 놀라고 뛰어난 그림 실력을 뽐낸 멤버들에게 감탄한 6주였다. 실제 이말년은 방송에서 ‘치아가 유재석의 본체인 이야기를 하자’, ‘박명수의 머리에서 새가 태어난다’ 등 4차원 아이디어를 늘어놓으며 웃음을 자아냈다. 광희는 릴레이툰 4번째 주자였지만 파트너인 윤태호 작가와 1회가 나오기도 전부터 만나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그림 실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통해 뭉클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방송과 웹툰의 컬래버레이션이 주는 과정 자체와 시너지에 재미를 느꼈다.

‘W’ 스틸컷 / 사진=MBC 제공
MBC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의 배경은 웹툰 속이고, 주인공 역시 웹툰 캐릭터다.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를 뛰어넘는 드라마는 자신이 웹툰 주인공인줄 모르는 강철(이종석)과 그의 영원한 팬인 오연주(한효주)를 통해 판타지를 구현하고 있다.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구성인 만큼 실사와 일러스트를 넘나드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4회 방송에서 강철의 사는 허구의 세계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 과정서 일러스트를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서 극적인 긴장감을 높였다. 실제 ‘W’ 측은 ‘미생’·‘이끼’·‘내부자들’ 등의 인기 웹툰 작가 윤태호 작가에게 자문을 맡기며 디테일한 웹툰의 세계를 구축했다.

웹툰이 주목을 받음과 동시에 웹툰 작가들에 대한 방송가의 수요 역시 늘어나고 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이말년은 출연 때마다 1위를 차지했고, 최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기안84는 꾸밈없는 일상을 공개해 화제를 샀다. 박태준은 KBS2 ‘해피투게더’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며 남다른 입담을 뽐냈다. 수많은 셰프들이 쿡방(요리 방송)을 주도했듯이 웹툰 작가들은 툰방을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예능 프로그램은 항상 트렌드를 반영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찾는다. 최근 웹툰이 스마트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웹툰 작가가 스타가 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웹툰이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은 맞다”고 진단했다.

이어 “새롭고 신선하니까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툰방 자체가 시각적인 임팩트가 강한 것은 아니다. 작업과정이 정적이기 때문에 툰방이 보편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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