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첫 단독콘서트 ‘태연, 버터플라이 키스’ 무대에 오른 소녀시대 태연/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태연의 단독 콘서트 소식은 기대와 의구심을 동시에 낳았다. 관객 3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올림픽홀인데다, 약 150분이라는 공연 시간까지. 올해로 10년 차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만큼 팬덤은 탄탄하니, 한 회에 3000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리라. 첫 번째 의문은 금세 해소됐다. 남은 건 150분의 공연 시간인데, 솔로로 미니음반을 두 장 냈으니 그 노래를 다 들을 수 있겠다고 연이은 의구심을 잠재웠다.

태연은 지난 9일과 1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태연의 ‘태연, 버터플라이 키스(TAEYEON, Butterfly Kiss)’를 열었다.공연이 진행되면서, ‘아차’ 싶었다. 태연이 부른 곡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추억도 되살아났다.

태연/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150분 동안 태연이 그간 솔로로 내놓은 두 장의 미니음반의 곡들을 빠짐없이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그가 부를 수 있는 자신의 곡은 넘쳐났고, 총 22곡을 불러도 모자랐다.태연은 드라마 OST를 연이어 불렀다. ‘쾌도 홍길동’의 ‘만약에’를 시작으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들리나요’, ‘아테나-전쟁의 여신’의 ‘사랑해요’까지. 뿐만 아니라 태연은 CM송으로 흥을 더했다. 모두 원곡이 있고, 그의 색깔로 재해석해 호응을 얻었다. ‘제주도 푸른밤’과 ‘아틀란티스 소녀’가 그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부른 총 8곡의 OST 중에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곡으로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콘서트를 한다고 하니, ‘OST도 부르냐’고 묻더라. 오시면 아실 것이라고 했다”고 웃었다.

‘만약에’가 세상에 나왔을 때는, 참으로 신선했다. 2008년, 소녀시대로 데뷔한지 1년 만에 태연은 드라마 OST에 참여했고, 당시엔 흔한 일이 아니었기에 눈에 띄었다.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없는 걸그룹의 노래와 퍼포먼스 특성상, 태연이란 보컬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태연/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만약에’를 부르기 전, 태연은 영상을 준비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그럼,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태연의 목소리.

가수로 첫걸음을 뗀지 10년을 향하고 있다. 지금의 태연에게는 지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그의 노래에 모자람 없이 담겨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만약에’를 부를 때부터 알아봤다. 지금 태연의 모습을.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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