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 따뜻하고 훈훈하다
▶ 간질간질하다
▶ 아프고 서럽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배우 김래원 박신혜 / 사진제공=SBS ‘닥터스’
SBS ‘닥터스’가 단 2회 만에 시청률 14%를 돌파하며 월화극 왕좌를 차지했다. 방송 전 경쟁작으로 여겨졌던 KBS2 ‘뷰티풀 마인드’는 시청률 4%대를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두 작품은 같은 의학드라마라는 점을 제외하면 내용도, 분위기도 완전히 다르다. ‘뷰티풀 마인드’가 의학과 미스터리가 접목된 신선함으로 승부했다면, ‘닥터스’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상처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희로애락을 녹여낸 우리네 이야기가 제대로 통한 것.▶ 따뜻하고 훈훈하다
배우 박신혜, 김영애, 문지인 / 사진제공=SBS ‘닥터스’
‘닥터스’에는 따뜻함과 훈훈함이 감돈다. 손녀만 바라보고 살기로 결심한 할머니(김영애)는 희생 정신과 애틋함으로 똘똘 뭉쳐있고, 선생님 지홍(김래원)은 자상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혜정(박신혜)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준다. 친구 순희(문지인)와 서우(이성경)와의 우정도 잠깐이었지만 순수하고 소중하게 그려진다. 1회 때만 해도 감당 안되는 불량 여고생이던 혜정이 사람답게 거듭난 것도 이상할 게 없는 환경이다. 혜정 역시 위기에 처한 사람을 발견하자 망설임 없이 달려가 돕는 모습으로 마음 속 깊이 따스함이 남아있음을 드러냈다. 그랬기에 혜정의 새로운 결심과 각오도 자연스럽게 보여졌다.▶ 간질간질하다
배우 김래원, 박신혜 / 사진제공=SBS ‘닥터스’
지홍이 다른 삶을 살기로 결심한 혜정과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사제지간인 두 사람의 가슴 떨리는 로맨스를 선보였다. 두 사람은 과학실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느꼈고, 그러던 중 둘은 우연히 가까워진 서로의 숨결에 화들짝 놀랐다. 멍한 표정을 짓는 지홍에게서 조심스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감정의 무게가 느껴졌다. 실제로도, 극 중에서도 9살 나이차를 보이는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익숙한 설렘을 느끼며 감정을 교류했다.▶ 아프고 서럽다
배우 박신혜 / 사진제공=SBS ‘닥터스’
혜정, 지홍, 서우는 밝지만 아픔을 가진 인물들이다. 혜정은 죽은 엄마를 잊은 아빠에 대한 배신감을 지녔다. 지홍은 일찍 부모님을 여읜 것과 더불어 전문의 인턴 실습 중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죄책감에 휩싸여 있다. 서우의 상처는 혜정으로부터 비롯됐다. 모든 걸 가지고 태어나 사랑받고 자란 그지만 혜정을 만난 뒤로 열등감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자신 있던 성적도 밀렸고 순희도, 지홍도 모두 혜정에게만 관심이 있다. 서우의 질투는 혜정의 상처를 헤집었다.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뒤 마음을 치유 중이던 혜정이 서우의 독설에 다시 상처투성이가 됐다. 친구를 잃은 혜정은 큰 상실감에 젖어 화재가 난 상황에 멍하니 서우를 바라보며 “다르게 산다는 것, 한 번 성공의 달콤함으로 가볍게 여겼다. 날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똑같다는 걸 간과했다”라고 씁쓸하게 말했다.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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