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돌아와요 아저씨’ 15회, 16회 2016년 4월 15일 오후 9시
다섯줄요약
나석철(오대환)이 한기탁(김수로. 홍난의 역송 전 몸)을 죽이고 이해준(정지훈)을 차로 들이받은 자였다. 한홍난(오연서)은 석철 때문에 죽을 위기에 처한 해준에게 자신의 역송 시간을 나눠져 다시 살린다. 신다혜(이민정)는 기탁의 친동생임을 깨닫고, 석철은 다혜를 붙잡아 비밀계좌 돈을 빼내고자 한다. 그렇지만 홍난의 희생으로 석철이 추락사 당하고, 홍난·기탁의 흔적은 이승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해준은 다혜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저승으로 떠난다.리뷰
울다가 웃다가 정신없이 빠져서 보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인생 드라마였다. 홍난은 마지막에 모든 것을 희생했다. 뇌출혈로 죽어가는 해준을 위해 자신의 귀한 역송 시간을 양보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악인 석철과 함께 추락해 두 번 죽는 죽음을 택했다. 그 결과 자신의 존재는 이승에서 소멸해 버렸다. 홍난의 희생은 왕자를 사랑해 물거품이 되어버린 인어공주처럼 값졌지만, 흔적 하나 없이 사라졌기에 가슴 먹먹한 비극이었다.
홍난이 먼저 저승으로 떠난 뒤 해준은 묵묵히 가족과의 마지막 작별을 준비했다. 죽음은 어느 순간 불시에 우리 곁에 다가오기에 사람들은 죽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 제대로 된 이별 인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해준은 정확히 자신이 돌아갈 시간을 알고 있기에 한나(이레), 아버지(박인환), 다혜와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예정된 이별이기에 덤덤할 줄만 알았건만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사는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깨달은 뒤였기에 이별은 더 하고 싶지 않은, 피하고 싶은 것이었다.
이별 앞에 인생의 행복이란 참으로 사소한 데에서 나왔다. 아내가 요리한 당근 많은 카레라이스, 우연히 오래전 사진에서 발견한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 딸과 함께 손잡고 걷는 아빠의 웨딩 놀이, 아내가 퇴근하는 남편에게 해주는 “수고했어요” 말 한마디. 이 작은 사랑의 흔적들이 모여서 한 사람의 인생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홍난·해준은 이미 죽었으니, 역송 체험 기간도 끝났으니 이 사소한 행복을 다신 누릴 수 없다. 그래서 죽음이란 게 담담해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결국 이별과 슬픔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이 드라마는 ‘역송’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사랑’,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단순하지만 묵직한 인생의 진리를 진정성 있게 보여줬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므로 죽음의 이별은 슬프다. 그렇지만 가족이 있어 그만큼 인생이 아름답다고 ‘돌아와요 아저씨’는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해준·홍난을 보내고도 산 자들은 가족을 용서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며 인생을 살아나간다. 한나와 정지훈(윤박)은 친해지기 시작했고, 진짜 해준은 아버지·형과 화해할 가능성을 엿보였다. 차재국(최원영)은 송이연(이하늬)에게 밥 한번 먹자며 영찬이 아빠로 살고자 한다.
홍난·기탁은 가족·연인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존재가 되었지만, 홍난의 희생으로 산 자들은 남은 인생을 산다.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며 여운이 남는 마지막 회였다. 연기 구멍 하나 없었던 정지훈·오연서, 낮은 시청률에도 굴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수다포인트
– 짝퉁 해준(영수)과 진짜 해준의 구별법, 가방에 미역이 있는지 여부
–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형을 형이라 부르고…소원 성취한 정지훈
– 라미란이 이태환 엄마였다니… 소오름 반전
– 김인권-이민정-김수로 셋의 만남은 이미 오래전에 있었다는 기막힌 인연 에필로그
이윤미 객원기자
사진. SBS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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