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이하율의 이름을 처음 접한다면 사소한 오해를 할 수 있다. 다소 여성스러운 어감의 이름이 청순한 여성의 이미지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이하율은 선 굵은 잘생긴 외모부터 책임감 넘치는 성격까지, 모든 게 남자 중의 남자였다.

이하율은 지난달 종영한 KBS2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극본 유은하 조소영, 연출 권계홍)에서 남자 주인공 윤종현 역할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하율의 TV소설 출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방영한 ‘은희'(극본 이상민 안홍란, 연출 한철경)에도 출연한 이하율은 중간 합류에도 주연만큼 묵직한 존재감을 빛냈다. ‘은희’로 아침드라마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이하율은 결국 ‘별이 되어 빛나리’의 주연을 꿰차게 됐다.“작품 도중에 감독님께 ‘은희’라는 드라마에 최명호라는 역할이 있는데 제가 해보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었어요. 당연히 모든 일을 제치고 달려갔죠. 명호는 극 중 갈등을 해결하고 다니는 해결사였어요. 분량도 상당했고 캐릭터의 중요도도 컸죠. 부담됐던 건 사실이에요. 한 대의 카메라도 벅찬 신인이었는데 여러 대가 저에게 붙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으니까요. 다행히 주변에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은희’ 덕분에 많이 발전했죠. 그러고 보니 명호는 내게도 해결사였네요. 하하.”



비중이 있는 역할을 얻고, 다음 작품에서 주연을 맡는 등 쾌속 성장한 신인배우 이하율의 행보를 바라보면 ‘운’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이하율 본인 역시 “운이 좋았다”라고 모든 걸 행운으로 돌렸다. 그러나 인터뷰 동안 이하율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건 분명 운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연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는 이하율은, 그 신념을 지킬 줄 아는 고집 센 남자이자 배우였기 때문에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리라.“‘진짜’를 연기하고 싶어요. 진짜 그 인물처럼 보이는 거 있잖아요. 연기라는 게 결국 나를 보여주는 작업이라서 어색하고 부끄러울 수도 있어요. 그걸 이겨내고 진짜 캐릭터처럼 연기해야 보시는 분들을 울고 웃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 하고 싶은 건 될 때까지 하는 고집이 있어요. 연기도 ‘진짜’가 될 때까지 해내겠죠. 제가 잘 해내고 있는지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해주시리라 믿어요(웃음).”

이런 이하율의 순수한 고집은 아버지도 꺾을 수 없었다. 평생을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던 이하율의 아버지는 미래를 알 수 없는 배우의 길을 반대했다. 그러나 완강했던 아버지도 이하율의 고집에는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3년의 유예기간을 받았어요. 그 안에 무언가를 해내야 했죠. 다행히 광고도 찍고, 드라마도 찍게 됐어요. 이제 아버지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저의 팬이세요(웃음).”

마지막으로 이하율에게 부모님께 보내는 메시지를 물었다. 그는 쑥스러운 듯 잠시 머뭇거리더니,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부모님 나이가 드는 게 보이는 데, 건강하게 오래오래 저와 함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효도하겠습니다”라며 따뜻한 미소와 함께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부모님께 전하는 마음처럼 어떤 일이든 진심을 담는다면 그것은 ‘진짜’가 된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하율은 그 진심을 연기에 담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진짜’ 연기를 하고 싶은 남자 이하율은 이제 ‘진짜’ 배우가 되어 빛날 일만 남았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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