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2016년 2월 4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석규(김진우)는 규만(남궁민)에게 직접 진실을 듣기 위해 면회실에 찾아가지만 냉소적인 규만의 태도에 실망하며 돌아서고, 이후 규만은 홍무석(엄효섭)의 도움을 받아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된다. 한편 서진우(유승호)는 인아(박빈영)와 함께 송하영이 있던 회사를 조사하던 중 규만을 다시 법정에 세울 결정적 증거를 손에 넣고 재판장에 들어선다.

리뷰
서진우의 기억력은 점점 더 희미해져간다. 때문에 박동호(박성웅)도 진우의 기억 이상 증세를 알아차리고 말았다. 아직도 서로를 완벽하게 믿지 못하고 있는데, 진우의 기억 이상 문제까지 발생했으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서진우는 본인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 알수록 인아를 향한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를 향한 사랑도 표현하고 유언도 남기고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연예 기획사의 추악한 진실은 이것이 드라마적 허구였으면 싶을 정도로 잔인하다. 하지만 누가 봐도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임을 알기에 시청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갑과 을이 분명한 한국사회에서 재벌의 노리개쯤으로 활용되는 연예인 지망생들의 남모를 피해까지 추악한 모든 것이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꿈을 이용해 한 사람을 짓밟고 약점까지 잡는 갑의 악마성에 분노의 눈물이 흘러나올 지경이니 말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분노를 이만큼이나 이끌어 낸다는 것은 ‘리멤버’가 가지고 있는 배우들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단 한명의 연기 구멍도 없는 ‘리멤버’가 보여주는 현실이 시청자들의 완벽한 몰입을 돕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연예기획사 대표 김찬의 비열한 연기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를 끌어올리게 만들었다. 이 분노의 중심에 남규만이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할수록 서진우를 응원하게 된다. 이처럼 적절한 강약조절은 제작진의 똑똑한 연기자 활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정의가 사라진 이 사회에서 재판 시작 전 보이는 법의 여신의 형상이 더없이 초라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 정의는 사라졌고, 비리와 분노만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재판의 전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지는 않았다. 대신 교차편집을 통해 다양한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을 보여주어 짜임새 있는 구성력을 선보였다. 덕분에 최진경 검사와 서진우, 이인아 변호사의 완벽한 협업이 남규만 감옥행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남규만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그 오만함을 이어 갈 수 있을까?

수다포인트
- 분노조절장애와 요가. 남규만의 새로운 취미?
– 이원종의 죽음. 의리의 최후는 죽음인가?
– 강석규 판사님, 정의의 힘을 보여주세요!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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