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날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예지가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2’는 예지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걸그룹 피에스타 활동으로 보여주지 못했던 예지의 래퍼로서의 모습과 실력이 알려졌다. 탈락의 위기에서 보여준 ‘미친개’는 할 말 다 하고, 당당하고 센 예지의 매력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그러나 예지는 ‘미친개’가 끝이 아니다.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보여준 예지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이다. 피에스타 활동에서 예지가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했던 것처럼, 예지의 발전가능성과 잠재능력은 크다. 이제 예지는 ‘언프리티 랩스타2’로 보여줬던 자신의 매력을 살리고, 단점을 커버하고, 또 다른 예지의 모습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그 시작은 ‘미친개’ 음원공개다. 예지는 산이가 피처링한 새로운 ‘미친개’로 예고장을 던졌다. 1월, 첫 솔로 앨범 발표도 앞두고 있다. 솔로 앨범은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대신 생날것의 예지가 있다.

Q.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일 거예요. ‘언프리티 랩스타2’ 전과 후, 무엇이 많이 바뀌었나요?
예지 : 하하하, 정말 다들 그걸 제일 먼저 물어보세요. 사실 제 자신이 변화를 체감하진 못해요. ‘언프리티 랩스타2’ 때는 잘 시간도 먹을 시간도 없었고, 촬영장, 숙소, 샵만 계속 다니다보니까 밖에서 누군가를 만날 일이 없어서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냥 ‘아, 오늘도 후회는 없었어’ 이런 마음으로 살았어요. ‘언프리티 랩스타2’가 끝나고 일주일을 쉬었어요. 원래 나가서 노는 것을 안 좋아해서 그냥 먹고 잤죠. ‘언프리티 랩스타’ 때 5kg이 빠지고 일주일 쉴 때 2kg이 쪘어요. 하하. 그러다 밖에 친구를 만나러 나갔는데 원래 ‘언프리티 랩스타2’ 전에는 방송에서 했던 것과 완벽하게 일치를 해야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지금은 프리하게 다녀도 사람들이 알아봐 주셨어요. 저는 그냥 항상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모자를 쓰고 나갈 때도 다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Q. ‘언프리티 랩스타2’ 때 그 무서운 표정이 계속 잡혔잖아요. 피에스타 활동할 때 못 봤던 표정이었어요. (웃음)
예지 : 그거 사실 다 멍 때리거나 졸린 표정이에요. 하하. 진짜 졸렸어요. ‘언프리티 랩스타2’r가 짧게는 20시간 길게는 40~50시간을 촬영해요. 그리고 그 시간을 한 시도 빠짐없이 계속 카메라가 돌아가요. 24시간 내내 웃고 있을 수 없잖아요. 저도 제가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몰랐어요. 하하.

Q. 그 표정이 계속 반복돼 나왔잖아요.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괜찮았어요?
예지 : 편집 탓은 안하고 싶어요. 어쨌든 제가 보여드린 모습은 맞잖아요. 재미를 위해서 편집의 과정은 있지만, 저한테는 제가 제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어요. 누가 24시간을 관찰해주질 않잖아요. 1화를 봤을 때 멤버들과 같이 봤는데 다 같이 빵 터졌어요. 제가 봐도 제가 이상했어요. 막 ‘쟤 왜 저래?’ 이랬어요. 하하. 그리고 일부러 서너 번을 더 봤어요. 익숙해지려고. 저것도 내 모습이니까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죠. 단점은 고쳐야한다고 생각해요.

Q. ‘언프리티 랩스타2′ 출연하기 전에 이 정도 반응을 예상했나요?
예지 : 예상 못했죠. 저희 피에스타는 여러 가지 색깔을 많이 시도했잖아요. 많은 일도 있었고.. 저라는 사람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어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성격의 사람일까 생각을 했는데 ‘언프리티 랩스타’를 나가게 된다면 처음으로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깊게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송이니까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 없어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이도저도 애매할 바에 안하고, 어차피 하는 거 다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진짜 날 것이요.Q. ‘언프리티 랩스타2’ 전에 시즌1을 봤을 텐데 나가기 전에 준비한 것이 있나요?
예지 : 시즌1을 봤지만, 그것을 보면서 준비했다기보다 ‘시즌2 때는 이렇게 안하겠지’라고 생각해서 뭔가를 딱히 준비하진 않았어요. 프로그램 취지만 같은 거라고 생각했죠.

Q. 예지는 ‘미친개’ 이전과 이후로 나뉠 수 있어요. 그 이전에 방송 초반엔 비호감 이미지도 생기고, 태도 문제도 제기됐는데 억울한 건 없었나요?
예지 : 그때 당시에 실력적으로 비판하는 것보다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어요. 제가 보기에도 그 면만 봤을 때 제가 안 좋아 보였어요. 그런 부분은 100마디 설명하는 것보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하면 저렇게 보이게 되는 건지 알았죠. 억울했다는 마음보다 빨리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날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Q. ‘미친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어떻게 만든 랩이었나요?
예지 : ‘미친개’는 분노해 있을 때 썼던 랩이었요. 그 상황에 어울리는 랩이었죠. 어차피 끝이고 내가 탈락하더라고 확 쏟아내고 갈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을 때, ‘미친개’가 떠올랐어요. 다른 만들어놓은 것 중에 ‘미친개’가 가장 1차원적이고,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특별한 지식과 탁 들으면 알 수 있는 가사여서 그때 ‘미친개’를 했어요.

Q. 아까 익숙해지려고 방송을 여러 번 봤다고 했는데 ‘미친개’는 어땠나요?
예지 : 저는 그 탈락 위기에 ‘그럴 수도 있지’ 이렇게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살아남고 나서 ‘탈락 위기까지 갔는데 살았어!’ 이 정도의 느낌을 느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방송을 보니까 되게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더라고요. 하하. 모니터를 하면 제 모습인데 다른 사람 같아요.

Q. 제일 다른 사람같아 보일 때는 언제에요?
예지 : 제일 다른 사람 같을 때는 멍청해 보일 때요. 하하. 2회가 방송되고 나서 녹화하러 갈 때 “안녕하세요. 멍청이입니다”라고 인사했어요. 하하하. 나는 내가 멍청한 줄 몰랐거든요. 하하. 그렇게 인사하니까 다들 막 웃었어요. 제가 다른 곳에 집중하다보면 말을 잘 못 들을 때는 있는데 말귀를 못 알아듣진 않거든요. 방송에서 멍청해보였어요. 하하.Q. 예지에게는 ‘언프리티 랩스타2’가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이었을 수도 있겠어요.
예지 : 진짜 완전 최적화된 프로그램이죠. 하하.

Q. 피에스타 나머지 멤버들도 저마다의 안성맞춤 프로그램이 있을 것 같은데 예지가 추천해주세요.
예지 : 재이 언니는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모습을 많이 보고 싶어요. 워낙 연기도 좋아하고 열심히 하니까. 그리고 예쁘잖아요! 루루 언니는 예능 쪽으로 많이 했으면 좋겠는데 MBC ‘라디오스타’, ‘진짜사나이’ 바라고 바라고 희망하고 또 소망해요. 린지 언니는 뮤지컬이 워낙 잘 어울리고 또 잘해요. 린지 언니 뮤지컬 무대를 보러 가서도 다른 사람 같다고 느꼈어요. 언니들이 제가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하는 걸 보고 다른 사람 같다고 하는 것과 같아요. 몰입을 잘해요. 혜미 언니는 보컬이니까 MBC ‘복면가왕’이나 KBS2 ‘불후의 명곡’ 이런 데 나가면 언니한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Q. 피에스타 완전체 활동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예지 :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어요. 솔로 앨범 활동이 끝난 뒤에 나올 것 같아요.



Q. 솔로 앨범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선공개곡 ‘미친개’는 어떻게 변화됐나요?
예지 : 비트가 바뀌었고, 훅이 생겼어요. 산이 오빠가 들어오면서 풍성해졌어요. 가사 수위를 아주 조금 낮췄어요. 19금을 걸긴 걸 건데 많은 분들이 깨끗한 음원으로 들을 수 있도록. (웃음)

Q. ‘미친개’ 무삭제판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잖아요. 원 가사를 가르쳐주시면 안 될까요?
예지 : 하하. 사람들이 ‘미친개’ 예상 가사 라고 많이 올려주셨더라고요. 예상 가사와 흡사합니다. 하하하.

Q. 비트가 바뀌고 훅이 생기면 원래 ‘미친개’ 매력이 반감될 우려는 없나요?
예지 : 저도 그걸 걱정했어요. 방송에서도 ‘미친개’를 많이 나왔고, 사람들이 그 비트가 익숙할 테니까요. 이미 익숙한 것보다 색다른 버전으로, 또 많은 분들이 가사를 궁금해 하시니 깨끗한 음질로 들려드리고자 했어요. 그래서 선공개를 하는 의미도 있고요. ‘미친개’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만든 팬서비스에요.

Q. 내년 발표된 솔로 앨범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예지 : 라이머 오빠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제 의견을 많이 반영해주세요. 사실 저는 정해놓고 보여주고 싶은 게 없어요. 단정 짓고 싶지 않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많은 분이 저를 좋아해주신 이유는 대리만족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을 뱉어내는 모습을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제 안에는 날이 선 부분도 있지만, 분명 동글동글한 모습도 있으니까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때로는 엄청 솔직하게 시원한 랩도 할 거고, 어떨 때는 또 다르게요. 저는 기분 상태 메모를 잘 해요. 어울리는 비트가 있다면, 여러 가지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Q. 산이의 피처링, 라이머의 프로듀싱도 힙합하는 사람으로서 꿈이잖아요. 기분이 참 좋을 것 같아요. 또 함께 하고픈 사람이 있나요?
예지 : 진짜 너무 좋고요. 예전에 타이거JK님 이야기를 했는데 하게 됐고, 산이 오빠 이야기하고나서 또 하게 됐어요. 하고 싶은 사람은 정말 많은데 이번에도 한 팀만 꼽을래요. 다이나믹듀오! 다이나믹 듀오 선배님들과 콜라보하고 싶어요!

Q. ‘언프리티 랩스타2’ 후반부에서 수아와 팀을 이뤄 래퍼들 앞에서 랩을 했을 때 가사 실수를 했었어요. 그때 비하인드를 이야기해주세요.
예지 : 그때는 사실 목소리가 안 나왔어요. 그때 자세히 보면 제 인터뷰가 없어요. 목소리가 안 나와서 마이크에 대고 속삭일 정도였어요. 다들 재미있게 보는 그 상황에서 ‘저는 아픕니다’, ‘힘듭니다’ 이런 말이 싫었어요. 모두 같이 힘든데 목 관리를 못한 제 잘못이잖아요. 리허설을 할 때도 목소리가 안 나와서 무대 올라갈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원래 무대 앞두고 걱정을 하지 않는 타입인데 그날을 불안했어요. 목소리가 안 나와 연습을 못했으니까. 결국 목소리가 아예 안 나왔어요. 모든 방송이 끝이 났으니까 이제 이야기할 수 있어요.

Q.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네요. 그럼 디스전 때 비하인드를 말해주세요!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이상했을 것 같아요.
예지 : 디스전을 하면 시작부터 기류가 이상해요. 원래 우리들 보고 ‘언프리티 랩스타2’가 이렇게 화기애애해도 되냐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디스전을 할 때도 처음에 왁자지껄하다가 디스전 들어가는 순간, 서로가 아무도 말을 안했어요. 제작진도 조용했고, 다 조용했어요. 저도 수아랑 계속 친했지만, 주제가 뭐든 간에 이해하고 살아남는 것이 목표니까 충실했죠. 디스는 싫어서 안할 건데 떨어지긴 싫다는 마인드는 안 되잖아요. 그런지 다들 마음을 다 잡았더라고요. 그 상황에서도 첫 번째가 저랑 수아였어요. 방송으로 보니까 제가 너무 못돼보였어요. 하하하.

Q. 방송만 보고 예지와 수아가 사이가 나쁜 줄 아는 사람들도 있어요. 알고 보니 진짜 친한 사이더라고요. 이참에 수아 이야기 좀 해주세요.
예지 : 수아를 사람들이 여우라고 하는데 아니에요. 연습생 6년이란 시간이 그 친구한테 타이틀이고 연습실이란 곳도 사회이지만,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요. 성장하는 과정이에요. 수아는 데뷔도 하기 전에 조언을 받고 아니다 기다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음악방송도 아니고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따뜻한 시선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수아는 진짜 애기에요. 여리고 눈물 많고, 보면 동지애가 생겨요.



Q. 과거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프리티랩스타2’ 장면 중 가장 가고 싶은 순간이 있을까요?
예지 : 모든 상황을 알고 돌아간다면, 뻔해지고 형식적일 거예요. 되게 밋밋했을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서 안 찍겠습니다. 하하.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예지 : ‘언프리티 랩스타2’는 저한테 후회없는 프로그램이고, 잘 나갔다고 생각해요. ‘언프리티 랩스타2’는 경쟁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 특성상 살아남아야 하기 위해 날이 선 모습이 보였어요. 하지만 저는 사실 동글동글한 스타일이에요. 동글동글한 모습도 많이 있으니 앞으로도 지켜봐주세요.

Q. 다시, 첫 질문과 비슷하게 돌아갈게요. ‘언프리티 랩스타2’ 나가기 전과 나가기 후, 랩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바뀌었나요?
예지 : 원래 랩을 정말 좋아했는데 팀활동을 하다보니까 랩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잖아요. ‘언프리티 랩스타2’를 통해 랩만 하게 됐어요. 하다보니까 더 욕심이 나요. 랩을 하자마자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고, 존경했던 래퍼들에게 피드백을 그 자리에서 받으니까 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아직 배울 게 너무 많은 단계에요. 선배님들이 알려주신 대로 더 많이 배워야죠.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로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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