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달콤살벌 패밀리’ 6회 2015년 12월 3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김은옥(문정희)은 믿어온 아들 성민(이민혁)이 공부가 아닌 음악을 계속하겠다고 하자 혹시 현지(민아) 때문이냐며 따진다. 윤태수(정준호)는 성민에게 뭘 하든 네 꿈을 지지하겠다고 하지만, 은옥과 성민의 갈등은 첨예하다. 백기범(정웅인)은 한마음회 회장 선거를 빌미로 이도경(유선)을 물심양면 돕고, 도경이 살짝 취했을 때 현지의 어린 시절 추억담을 나누며 친밀감을 회복하려 애쓴다. 수민(김지민)이 갑자기 사라져 태수네 집은 발칵 뒤집힌다.리뷰
공부만 하는 줄 알았던 아들은 거리 공연을 계속 하고 있었다. 서울대도 싫고 음악을 계속 하겠다는 성민의 생각은 완강하다. 은옥은 아들과 둘이만 먼저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대신, 온 식구들 앞에서 난동을 부리는 쪽을 택한다. 아들을 마냥 몰아세우면 다시 공부만 열심히 하는 ‘모범생’으로 돌아갈 거라고 여긴 걸까. 은옥은 아들의 기타를 기어이 깨부수고 만다. 1년만 눈 딱 감고 공부하자는 말은 ‘애원’이었으나, 은옥의 행동은 ‘폭력’으로 나타난다.

공부와 병행하겠다는 성민의 말도 들리지 않는다. ‘너를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식의 독기만 보인다. 시어머니와 남편의 만류도 들리지 않는다. 제발 극단적인 행동만은 하지 말아달라는 성민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한 채 기타를 꺼내 박살내 버리는 은옥. 왜 이렇게까지 선을 넘어 버리는가. ‘깡패 마누라’임을 강조하는 것인가. 그 와중에 딸 수민은 이 가족의 갈등 장면을 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다. 은옥은 딸의 핸드폰도 집어던져 액정을 깨뜨린다. 가정 내 폭력 장면을 지나가는 구경꾼처럼 찍고 있다는 딸의 모습도 분노를 유발할 만 했지만, 이에 대응하는 엄마의 모습은 참담할 정도였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이 답 없는 소통 방식을 보고 있자니 갑갑했다.

순간 가족잔혹극이 되어버린 상황. 은옥이 차마 기타를 부수는 행동만은 하지 않기를 바랐으나, 보란 듯이 이 폭력적 장면이 그대로 방송되었다. 어쩌면 부모와 자녀가 집안 내에서 벌일 수 있는 최악의 상황과 맞닥뜨렸고,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아무 가책도 없이 짓밟은 장면을 ‘모성애’ 내지는 ‘너를 위해’라는 식으로 포장한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이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려나 싶었는데, 정말 놀랍게도(!) 태수와 은옥의 대화를 통해 민혁이 태수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점이 암시됐다. 여기서도 출생의 비밀인가. 기타를 부수는 과격한 행동의 원인은 이런 병적인 가족의 비밀을 ‘사랑’으로 포장하고 덮고 지내다 불쑥 터져나오는 강박들의 탓인가. “아빠한테 키워준 보람 느끼게 해 드려야지”라고 아들에게 말하는 엄마. 술에 취한 채 “여보. 고마워. 성민이 받아주고, 키워줘서. 다른 사람 같으면 못 해. 당신 정말 훌륭해”라며 눈물짓는 아내. 남편은 “누가 뭐래도 성민이는 내 아들이야” 라고 믿음직하게 말하지만, 이런 ‘훌륭한’ 태도 뒤에 숨어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는 폭력성의 문제를 가려주지는 못했다.

박찬호가 깜짝 등장해 딸바보 아빠의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줬다. 요즘 애들은 공부하느라 너무 힘들겠다면서 남의 말 하듯 대사를 한다. “우리 때는 그냥 야구나 좀 하고 뛰어 놀았잖아요” 야구 좋아하시냐고 묻는, 같은 학원생 딸을 둔 아빠인 태수에게도 박찬호는 “징글징글 하지유”라고 답한다. 박찬호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인정!

수다 포인트
-성민이가 부모보다 의젓하군요. “나한테 시간을 좀 주세요.”
-백만보 회장님이 화나셨을 때의 표현. “태수! 자네 이제 보니 앉은키가 아주 크구만.”
-허당 같기도 정곡 같기도 한 서철중 형사의 추리. “진즉에 과학수사로 돌렸으면 지금쯤 종합선물세트일 텐데.” 패밀리 이간질은 형사님이 최고!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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