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오 마이 비너스’ 2회 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15년 연애를 실연 당한 강주은(신민아 분)은 비를 맞고 헤매다 괴한에게 쫓기는데 김영호(소지섭 분)가 나타나 우산을 씌워준다. 120킬로의 거구에서 8등신 미녀가 돼 로펌 ‘부대표’로 취임한 친구 오수진(유인영)은 주은이 ‘잃어버린 것들’을 본격적으로 자극한다. 한편 영호와 주은은 자꾸 부딪치게 된다. 잃어버린 핸드폰도 영호가 찾아주고, 주은에게 상처주며 ‘만남’을 시작한 임우식(정겨운)과 오수진 앞에서 넘어지고 만 주은을 일으켜 세운 이도 영호였다.리뷰
신민아는 예쁘다. 77킬로 운운하며 뭔가를 ‘나름’ 덕지덕지 붙이고 나와도, 몸매는 그대로 살아있고 우리가 아는 신민아 얼굴만 특수분장 속에서 겉돌고 있다. 분장과 그녀를 분리할 수 있을 정도로, 아니 분장에도 전혀 가려지지 않은 신민아의 미모는 여전하다.

강주은은 모든 것에 대해서 너무나 자신만만하고 자기중심적이다. 무엇보다 예쁜이로 살아온 태도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망가진’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아니라, 변한 주변에 대한 분노만 보인다. 자기가 곧 다시 예뻐질 것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 터라, 그녀는 이미 ‘비너스’다. 예뻐질 시기도 자기가 다 미리 예약해 둔 사람처럼 보인다.

최고의 미모를 뽐내던 과거 회상 장면의 등장은, 강주은이 아닌 신민아가 얼마나 예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가뜩이나 몰입이 쉽지 않은 장면 장면들은, 이 ‘회상’으로 인해 지금의 주은이 그저 ‘일시적’으로 ‘큰 옷’을 입고 있을 뿐임을 넌지시 알려주는 효과까지 하고 있다. 고교시절의 ‘이지훈 에피소드’에서 120킬로로 변신한 유인영의 얼굴이 훨씬 더 설득력 있었다.강주은도 오수진도 로펌 변호사인데, 사무실 분위기나 그들의 대화를 보면 직업이 모델쯤 되어야 할 것 같다.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느낌은 ‘일’을 하면서 와야 할 텐데, 이들이 어떤 사건을 의뢰받을 수 있을지 아직까지는 신뢰감이 그리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소지섭은 멋지다. ‘소간지’라는 별명은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그 어떤 옷을 입어도 실루엣만으로도 폼 난다. 하지만 김영호는 멋져도 너무 멋진 캐릭터다. 심지어 ‘알고 보니’ 재벌3세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헬스 트레이너 ‘존 킴’이기까지 하다. 그의 캐릭터가 멋지기 보다는, 입이 딱 벌어질 스펙이 너무 어마어마하게 압도적이다. 재벌 3세가 헬스 트레이너 혹은 인체 ‘조각가’의 면모와 과연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설정인지부터가 굉장히 ‘실험적’이긴 하다. 실험은 통할 수 있을까?

수다 포인트
-“나 변호사거든!” 그런데 변호사 같지는 않다.
-코믹과 에로를 접합하려 했던 ‘스위트룸의 어깨 탈골 교정’. 음… 이럴 땐 웃어야 하는 거죠?
-15년 충성한 남자친구가 추억 속에서 말한다. “니 보조개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가 없거든.” 15년 전에는 그랬는지 몰라도 취향은 변하는 거야.

김원 객원기자
사진. KBS2 ‘오 마이 비너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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