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육룡이 나르샤’ 10회 2015년 11월 3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이방원(유아인)은 안변책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분이(신세경)에게 기뻐하며 전하지만, 이를 알게 된 이성계(천호진)는 안변책을 철회하려 한다. 정도전(김명민)의 동굴에서 정도전과 방원, 땅새(변요한)는 드디어 마주하여, 정도전의 평정지계를 두고 대립을 이루고, 연희(정유미)는 땅새가 자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방원은 정도전과 뜻을 함께 하기를 원하고, 방원이 이성계 대신 안변책에 인장을 찍어 보냈다는 사실을 안 정도전은 분노한다.리뷰
안변책이 통과되는데 보이지 않지만 큰 역할을 한 세 남자 정도전, 이방원, 땅새가 드디어 한 자리에 마주하게 됐다. 안변책의 통과는 정도전을 개경으로 들어오게 했고, 방원과 땅새는 정도전의 동굴에서 그를 기다렸다. 드디어 드라마의 첫 장면으로 이어진 이날 방송의 전개는 세 남자의 합심이나 대업을 향한 첫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각자의 행동이 하나의 결과를 이끌었어도 지금 세상에서의 입장도, 뜻도 달랐기에 그들 사이에는 날선 대화만이 오고 갔다.
스승님으로 모시고픈 정도전과 백윤(김하균)을 죽인 땅새를 한 자리에서 만난 것에 한껏 들뜬 방원은 자신을 포함한 세 사람이 안변책을 통과시켰음에 뿌듯해한다. 방원은 썩은 고려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며 기뻐하지만 어린 시절 사라진 어머니, 헤어진 연희, 생사를 알 수 없는 동생 분이 등 고려로 인해 억울한 희생을 계속 겪은 땅새는 대업을 향한 희생이라는 방원의 말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밟혀나가는 들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 말하는 땅새의 말뿐만 아니라 표정, 눈빛마저도 세상과 정도전을 향한 분노와 후회, 한까지 서려있었다. 동굴을 울린 땅새의 울분은 정도전과 이방원에게 또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안겨준 듯했다.
땅새가 떠난 자리에서 다시 시작된 대화는 동굴 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변화시켰다. 방원은 정도전의 대업에 동참하기를 바라며 자신을 받아들여 달라 청한다. 그러나 안변책에 이성계를 대신해 도장을 찍어 보냈음을 밝힌 방원에게 정도전은 크게 분노하며 질타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대업이 시작되었다 여기며 칭찬을 바랐던 방원은 질타하는 정도전에게 난세엔 난세의 방법이 있어야했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지만, 계속된 정도전의 잔인한 말들에 절망한다. 그들의 대화는 한 마디도 허투루 들어 넘길 수 없을 만큼 긴박하게 흘러가 집중하게 했고, 이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살아있는 연기는 차진 대사에 더 힘을 실어주었다. 긴장감을 끝까지 잃지 않은 방원과 정도전의 십여 분의 대화는 압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정도전으로부터 모진 말들을 들었음에도 방원은 그의 말을 곱씹으며 멋있다고 감탄하며 여전히 정도전의 계획을 향한 열망을 보여준다. 기는 죽었을지언정 뜻은 굽히지 않은 방원의 모습과 종종 보여준 방원의 눈빛은 야심가, 철혈군주 태종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방원으로 인해 이성계도, 방원 자신도 대업의 중심에 서게 됐고, 바로 위기에 처할 것임을 보여준다. 정도전에게로 길을 정한 방원이 닥친 위기에 어떻게 맞설지, 앞으로 그는 어떻게 변해갈지 흥미롭다. 간간이 보여주는 분이와의 로맨스를 통해 보여줄 방원의 다른 면 역시 기대가 되는 바다.
수다포인트
-땅새의 눈물에 마음이 아립니다.
-마을사람도 챙겨주고 신발도 신겨주는, 내 여자에겐 따뜻한 낭만적인 고려남자 이방원
-이제야 방원의 미모에 설레는 분이는 각성하라!
-매회 인생연기 펼치는 명민 본좌의 실성 연기에 소름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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