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최규성 평론가는 생각했다. “이런 좋은 음악이 있는데 왜 사람들은 듣지 않을까?” 이 같은 의문은 곧 “내가 그들을 소개해보자”는 의지로 이어졌고, ‘골든 인디 컬렉션’이라는 프로젝트로 구현됐다. 그리고 근 3년간 ‘골든 인디 컬렉션’은 총 41팀의 뮤지션을 조명하며 국내 인디음악 역사에 뜻깊은 페이지를 장식했다.

지난 6월 만쥬한봉지의 인터뷰를 끝으로 ‘골든 인디 컬렉션’은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규성 평론가는 그간의 기록물을 책으로 엮어 ‘골든 인디 컬렉션 – 더 뮤지션(The Musician)’을 완성했다.

책 발간과 더불어 공연과 사진전도 열린다. 오는 9월 5일과 6일에 복합문화공간 에무의 지하 공연장에서는 ‘골든 인디 컬렉션’을 거쳐 간 아티스트들이 직접 공연을 펼친다. 5일에는 록 밴드 코어매거진, 아시안체어샷, 폰부스, 황보령의 스맥소프트, 로큰롤라디오가 출연하며 6일 공연에는 포크 뮤지션 이장혁, 권나무, 백자, 정밀아, 빅베이비드라이버가 무대를 꾸민다. 9월 1일부터 25일까지 최규성 평론가가 직접 촬영한 인디 뮤지션들의 사진이 같은 장소에서 전시된다.‘골든 인디 컬렉션-더 뮤지션’을 빛낸 41팀의 뮤지션들. 그 가운데서도 공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열 팀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전한다. 해당 글은 최규성 평론가의 ‘골든 인디 컬렉션’을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각 뮤지션의 자세한 이야기는 ‘골든 인디 컬렉션-더 뮤지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어매거진
멤버 : 류정헌(리더, 기타), 이동훈(베이스), 김기원(드럼), 강민규(키보드), 송인학(보컬)코어매거진의 역사는 길다. 그리고 꽤 복잡하다. 지난 1999년 결성돼 서태지밴드의 전국투어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지만, 첫 정규 앨범이 나올 때까지 무려 16년이 걸렸다. 그 사이 밴드는 잠정 해체를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는 류정헌을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교체된 상태다.

초창기 하드록을 지향했던 코어매거진은 멤버 재결성후 댄서블한 신스록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2년 첫 EP앨범 ‘핍(PEEP)’을 발매, 헬로루키 연말결선에서 대상을 받는 등 대중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았다. 지난해 첫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보컬 이정호가 탈퇴하며 또 한 번 고초를 겪었으나 송인학을 새 멤버로 영입,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했다.

아시안체어샷
멤버 : 박계완(드럼), 손희남(기타), 황영원(보컬,베이스)

체어샷은 프로레슬링에 등장하는 반칙의 일종이다. 상대가 무방비 상태일 때를 틈 타 의자로 내리치는 행위. 아시안체어샷의 음악도 비슷하다. 회심의 일격을 가하듯 강렬한 사운드를 쏟아낸다. 여기에는 동양적인 록으로 해외 음악계 뒤통수를 치며 전진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아시안’이란 단어를 붙인 것도 그 때문이다.

아시안체어샷이 결성된 것은 지난 2011년. 당시 멤버들은 10여 년 가량 홍대 씬에서 활동해온 베테랑들이었다. 이들의 공통된 목적은 “한국적인 록을 하자”는 것.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사찰 메탈’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2012년에는 CJ 튠업 9기에 선정됐으며 이듬해에는 2013 올해의 헬로루키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호평이 이어졌다. 지난 5월 발매한 EP앨범 ‘소나기’에는 미국 밴드 스매싱 펌킨스의 제프 슈뢰더가 프로듀싱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폰부스
멤버 : 레이져(보컬, 키보드), 김태우(기타), 이상민(기타), 박한(베이스), 최민석(드럼)

폰 부스. 쉽게 말해 공중전화. 팀 이름을 이같이 정한 데에는 소통을 향한 소망이 있었다. 다양한 감정을 나누던 공중전화 부스처럼 음악을 통해 교감을 나누고 싶다는 것. 신나는 로큰롤로 무장한 음악에는 개인의 삶과 모두의 사회가 고루 녹아 있다.폰부스의 이력은 다소 독특하다. 2005년 결성돼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들은 정식 앨범을 발매하기도 전에 태국에서 러브콜을 받아 공연을 펼쳤다. 2007년에는 첫 번째 헬로루키 주자로 선발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대부분의 멤버가 고교 동창생인 만큼,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것 역시 이들의 강점이다. 지난 5월 사회적 이슈들을 마주한 앨범 ‘장난’을 발매하고 공연을 통해 팬들과 만나고 있다.



황보령=스맥소프트(SMACKSOFT)
멤버 : 강하늘(키보드), 황보령(보컬, 기타), 서진실(드럼), 레인보우99(기타), 신지용(베이스)

황보령은 싱어송라이터이자 회화, 조각, 설치미술을 겸하는 미술가로도 활동 중이다. 1998년 1집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로 데뷔한 그는 발표하는 앨범마다 평단에서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황보령은 지난 2000년부터 스맥소프트라는 밴드 체제로 활동하고 있다. 스맥소프트는 네 번의 멤버 충원 및 교체를 겪고 지난 2012년 현재의 5기 라인업을 완성했다. 2001년 2집 ‘태양륜’으로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7년 후인 2008년에 이르러서야 2.5집 ‘스맥소프트’를 내놓았다. 이후 3집 ‘샤인스 인 더 다크(Shines In The Dart)’ 4집 ‘마나 윈드(Mana Wind), 5집 ‘팔로우 유어 하트(Follow Your Heart) 등을 꾸준히 발매했다. 지난해에는 밴드 체제가 아닌 어쿠스틱 앨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As If Nothing Ever Happened)‘을 발표하기도 했다.



로큰롤라디오
멤버 : 김진규(코러스, 기타), 김내현(보컬, 기타), 이민우(코러스, 베이스), 최민규(드럼, 퍼커션)

2014년, 한국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엑소와 김예림, 자이언티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신인상을 차지한 팀이 있다. 바로 로큰롤 라디오다. 이들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지난 2011년 결성된 로큰롤라디오는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 숨은 고수, CJ 튠업 11기에 차례로 선정됐다. 2013년에는 5월의 헬로루키에 선정되기도 했다. 모두 정식 데뷔 전 이뤄진 성과다.

데뷔 앨범 ‘셧 업 앤 댄스(Shut up and dance)’가 발매된 것은 2013년. 유려한 멜로디와 명료한 연주로 댄서블한 록 음악을 구현했다. 같은 해 연말에는 슈퍼루키 결산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각각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특히 프랑스 투어 당시, 현지에서 앨범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해당 앨범은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에 발매될 예정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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