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석민 인턴기자] KBS2 ‘부탁해요, 엄마’의 주인공 유진과 이상우가 성격도 다르지만, 엄마를 대하는 태도 또한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비교하는 재미를 선사, 새로운 시청 포인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어쩌면 전생에 원수였을 딸, 유진전생에 원수였기에 이번 생에선 잘살아 보라며 모녀사이로 맺어준 거라면 실수한 게 아닐까 싶다. 그 정도로 이진애(유진)와 엄마 임산옥(고두심)은 상극이다. 그러나 맘에 안 들면 분노하는 성격은 똑 닮은 모녀. 그래서 두 사람은 매일 다툰다. 오빠 이형규(오민석)의 생일에, 축하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오빠 돈 좀 있어?”라고 따져 물은 진애. 장남 바보인 산옥은 진애에게 그만하라며 버럭 화를 냈지만, 진애는 지지 않고 “엄마도 똑같애! 길바닥에 나앉게 됐다고 그렇게 앓는 소릴 하더니 이딴 거 쓰고 생일축하 노래 부를 기운은 있어?”라고 맞붙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너하고 니 오빠가 어떻게 같애 나한테”라는 차별 발언을 들어도 산옥에게 할 말을 다하고, “이 집에서 오빠는 귀하디귀한 왕자님이고, 난 우리 집안 공식 호구라는 거, 너무 잘 알지”라며 서운한 점도, 속마음도 모두 숨기지 않는 진애. 그때 쌓인 화는 그 자리에서 뿜어내는 것. 물론 그렇게 화를 낸 후 바로 산옥과 화해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서운한 마음은 차곡차곡 쌓여 마음속 응어리가 되어버렸다. 얄미운 마음에 산옥의 속을 부러 긁기도 하는 진애. 과연 그녀는 엄마와 언제쯤 화해할 수 있는 걸까.
사그라들 기미는커녕, 점점 거세지고 있는 진애와 산옥의 싸움. 누구보다 집에서 탈출해 독립하고 싶었던 진애가 전세 계약도 무르고 반찬 가게의 보증금과 월세를 냈다는 사실을 알면 산옥의 화는 누그러들 수 있을까.◆ 친구이자 연인 같은 아들, 이상우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친구와 함께 창업한 건축 사무소를 운영 중인 강훈재(이상우). 혼자 힘으로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싶은 그와 달리, 국내 굴지의 의류회사 CEO인 엄마 황영선(김미숙)은 그럴 틈을 주지 않는다. 기대하고 있던 계약 건마저 자신의 힘이 아닌, 엄마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알게 된 훈재. 언짢고 자신을 믿지 못하는 엄마가 섭섭했을 터. 그러나 그는 본심은 숨긴 채 밝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영선을 대했고, “저 이런 거 싫어하는 거 아시면서. 제힘으로 하게 두시죠”라고 말했다. 마치 삐진 연인을 달래듯 나긋나긋한 말투와 상냥한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화가 풀리지 않은 영선에게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앉으며 “죄송해요. 어머니 맘 헤아리지 못해서요.”라며 먼저 사과한 훈재. 자신이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또다시 간섭할 영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화가 난 엄마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던 것. 이어진 “미워 너.”라는 말에도 “에이, 그건 아닐 걸요? 아마도 제가 여전히 이쁘실 걸요? 그쵸?”라고 응수했다. 다정하기로는 세상 둘째가라면 서러운 연인이자 친구 같은 아들의 표본이었다.이처럼 ‘엄마’를 대하는 태도가 다른 두 남녀 주인공 유진과 이상우. 서로를 꽃뱀과 변태로 오해하는 이상한 첫 만남을 가지면서,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가족이 앞으로 어떤 인연을 맺게 될지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탁해요 엄마’는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24.3%(AGB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윤석민 인턴기자 yun@
사진. KBS2 ‘부탁해요, 엄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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