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2015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앙: 단팥 인생 이야기’가 오는 9월 10일 국내 개봉을 확정 지었다. 아울러 한국을 대표하는 ‘칸의 남자’이자, 2009년 옴니버스 영화 ‘어떤 방문’으로 가와세 나오미 감독과 작업한 바 있는 홍상수 감독이 나란히 신작을 내놓아 영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매 작품마다 언론과 평단, 관객들을 만족시키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시네아스트들의 컴백 소식에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감독 가와세 나오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1992년 단편 다큐멘터리 ‘따뜻한 포옹’으로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후, 첫 장편 ‘수자쿠'(1997)로 제50회 칸영화제 신인감독상(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불과 27세로 역대 최연소 감독상 수상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이후에도 ‘사라소주'(2003), ‘너를 보내는 숲'(2007), ‘하네즈'(2011),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2014)로 꾸준히 칸의 문을 두드려왔으며, 그 중 ‘너를 보내는 숲’은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칸이 사랑하는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가와세 나오미의 통산 여섯 번째 칸영화제 진출작인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납작하게 구운 반죽 사이에 팥소를 넣어 만드는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를 파는 가게에 남모를 사연을 간직한 할머니가 아르바이트로 오면서 무뚝뚝한 가게 주인과 외로운 단골 소녀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선사하는 감동 드라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일본 대표 시네아스트로 꼽히고 있는 가와세 나오미가 작가 도리안 스케가와의 원작을 섬세하고도 아름답게 연출했다. 재미와 감동을 고루 갖춘 수작이라는 평을 얻으며 일본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를 강타했다.

처녀작에서부터 삶과 죽음,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를 주제의식으로 주로 다뤄온 그는 이번 영화에서 ‘도라야키’라는 소재를 통해 조금은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완전한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되는 이야기로 더욱 발전된 작품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2009년 옴니버스 영화 ‘어떤 방문’을 공동 작업한 인연이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네아스트 홍상수 감독 역시 신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개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홍 감독의 17번째 장편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영화감독 함천수(정재영)가 어느 날 우연히 여자화가 윤희정(김민희)을 만나게 되고 같이 저녁을 먹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색다른 구성과 솔직하고 해학적인 이야기로 매년 칸, 베를린, 베니스 등을 비롯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입증해 온 홍상수 감독의 이번 작품은 배우 김민희와 정재영, 윤여정 등이 출연해 호흡을 맞췄으며, 8월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공식 상영을 시작으로 9월 개봉 예정이다.

올가을, 칸이 사랑한 한일 거장 감독들의 화려한 스크린 컴백이 기대를 불러 모으는 가운데,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오는 9월 10일 개봉을 통해, 정성스레 만든 할머니의 단팥처럼 따뜻하고 뭉클한 마음의 위안을 선사할 것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아트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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