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가면’ 18회 2015년 7월 23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옥순(양미경)의 죽음으로 지숙(수애)은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미연(유인영)을 통해 석훈(연정훈)은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된다. 가족들에게 서은하가 아님을 밝히려는 지숙에게 석훈은 옥순의 죽음을 언급하며 남은 가족들을 빌미로 협박한다. 지숙은 옥순의 죽음에, 민우(주지훈)는 은하의 죽음에 미연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숙은 석훈에게 신분 세탁을 부탁하고,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 함께 떠난 여행에서 석훈의 음모로 지숙은 불 속에 홀로 남겨진다.

리뷰
가면을 벗어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도, 석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도, 반격을 하는 것도 어렵기만 하다. 어머니의 죽음에 미연이 관계되어 있음을 눈치 채고도 굳이 석훈에게 물어 확인을 하는 지숙은 여전히 답답함을 떨쳐내지 못한 듯했다. 민우는 석훈을 살인용의자로 잡을 증거가 있지만, 지숙이 잘못될까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나약하기만 한 남자 주인공이다. 그런 민우가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물에 대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뛰어들어, 허우적대는 수준을 넘어 수영을 하며 밖으로 나가려는 모습은 드디어 해냈다는 안도감보다는 오히려 쓴 웃음을 짓게 할 뿐이었다.석훈이 미연을 통해 옥순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여긴 지숙은 결국 모두 포기하고 은하도 지숙도 아닌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석훈에게 말한다. 화재사고를 일으켜 지숙의 가짜 죽음을 통한 새로운 삶을 계획하지만, 사실 석훈에게는 지숙의 진짜 죽음을 위한 계획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지숙 또한 가짜 죽음을 통해 석훈을 잡으려는 계획을 숨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때까지만 해도 지숙의 계획이 성공하리라 기대했다. 18회의 부제 또한 ‘덫’이었기에 그 덫은 지숙이 석훈에 걸린 척하며 역으로 만든 덫이길 바라고 있었다. 그를 통해 민우와 지숙이 반격하리라 상상했을 것이다. 이제 실마리가 풀리기를 바라며 보던 시청자들은, 지숙이 무력하게 석훈의 덫에 온전히 걸린 것뿐임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멈출 줄 모르는 석훈의 악행에 힘을 실어준 것은 미연이다. 이미 은하와 옥순, 두 사람의 죽음에 중요한 역할을 한 미연은, 자신의 행동에 겁먹으면서도 석훈을 향한 집착 같은 사랑으로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점점 석훈 같아지고 있었다. 가짜 죽음을 통한 새로운 삶에 대한 계획을 민우에게 지숙이 편지로 남긴 것을 발견한 미연은, 석훈을 살인자로 만드는 것을 막으려 지숙이 불러놓은 검찰과 기자들의 등장을 막는다. 답답하고 나약하기만한 지숙과 민우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들의 변명과 협박에 흔들리기만 하고, 결국 마지막에 지숙은 불구덩이 속에 홀로 남아 생명의 위협을 받게 이른다.

초반의 눈을 뗄 수 없던 전개와 작가의 필력에 대한 믿음은 명품 드라마의 탄생을 기다리게 했었다. 하지만 지금, 18회까지 전개되는 동안 시청자들은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점점 더 무서워지는 석훈과 미연, 여전히 나약한 남자 주인공 민우, 문제를 풀어낼 능력이 없어 보이는 지숙을 보노라면 시청자들의 지친 한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이제 마지막 한 주 방송만이 남았다. 지숙과 민우의 제대로 된 반전을 이제라도 볼 수 있길 바라며, 또한 사고로 인한 기억상실, 허탈한 악역의 참회, 갑작스러운 해피엔딩, 개연성 없는 권선징악 등의 뻔한 전개로 지금껏 ‘가면’을 지킨 이들을 더 실망시키는 일은 없기만을 바랄뿐이다.

수다포인트
– 지숙은 창문으로 탈출할 수는 없었을까요?
– 배우들의 연기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 격정멜로는 어디에도 없군요.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