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지난 22일 서인국, 장나라 주연의 KBS2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가 첫 방송됐다. 주연 서인국은 천재 프로파일러로, 장나라는 열혈 수사관으로 분했다. ‘너를 기억해’는 천재 프로파일러 이현(서인국)과 오랜 시간 그를 관찰해 온 경찰대 출신 엘리트 여수사관 차지안(장나라)의 달콤 살벌한 수사 로맨스 코미디다.

하지만 1회의 주인공은 서인국도, 장나라도 아니었다. 바로 이준영 역의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멤버 도경수. 그는 지난 SBS ‘괜찮아, 사랑이야’, 영화 ‘카트’,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살아요’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코스를 밟아왔다. 이번 ‘너를 기억해’에서 도경수가 분한 이준영은 극 중 이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정도로 중요한 인물이다. 약속된 그의 분량은 겨우 1, 2화 특별출연이지만, 비중은 여느 주연 못지 않은 중요한 역할이다. 특히 지난 22일 방송된 1화에서 이준영은 앞으로 ‘너를 기억해’ 속 미스터리를 제공하며 ‘인간 복선’의 역할을 해냈다. 이에 그가 깔아놓은 복선을 하나씩 되짚어본다.#1. “악은 평범함 속에 숨어 있다.”



이현은 프로파일러로 활동중인 아버지 이중민(전광렬) 연구실에 들어가 연구대상자들의 사진을 보게된다. 이현은 사진을 보며 사례자들의 얼굴에 대해 평범하다고 말한다. 이에 이중민은 “악은 평범한 속에 숨어 있는거야”라며 “때론 가장 잔인한 사람이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을 수 있어”라고 대답한다. 이때 이현이 바라보는 사진은 이준영이었다. 이준영의 외모는 사이코패스 범죄자라곤 전혀 생각지 못하게 평범하다. 호감형의 외모를 가지고 있는 도경수는 여유로운 표정연기로 섬짓함을 더했다. 사람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과 한 쪽만 올라간 입꼬리는 보는 이들 마저 서늘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중명의 대사는 비단 도경수의 외모를 설명을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일상에 침투한 악마의 모습을 예고한 것이다.#2. “사람은 사람을 왜 해칠까?, 왜 해치면 안될까?”


준영은 이중민에게 묻는다. “사람은 사람을 왜 해칠까?, 왜 해치면 안될까?” 이후 이현이 똑같은 질문을 이중민에게 던진다. 가치판단이 보통사람과 다른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드러낸 질문으로, 아들을 향한 중민의 의심을 더한다. 이어 준영은 “괴물은 태어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란 고민을 던진다. 준영은 중민과 이현을 상대로, 이미 그 해답을 얻기 위한 실험을 시작했다. 사이코패스가 자신처럼 선천적인 요인과 달리 후천적 환경 요인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지. 준영의 실험체가 돼버린 이현의 인생은,어떻게 그가 범죄자가 아닌 프로파일러가 됐는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3. “너의 결정적 시기는 어떻니?”
모든 동물들에게는 뇌가 성장하고 완성되는 시기, ‘결정적 시기’가 있다 한다. 그 시기에 보고 듣고 알고 느낀 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준영은 결정적 순간이 찾아오는 인간의 시기는 대략 10~12세라 말한다. 준영은 이현에게 결정적 시기가 언제인지 물어보지 않는다. 이현이 자신을 만난 지금 이 순간을 ‘결정적 시기’라고 확신하고 있다. 인간은 모두 ‘결정적 시기’를 가지고 있다. 준영은 이현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때의 존재를 잊지 못하는 것 처럼 이현에게 자신을 잊지못하도록 만든 셈이다. 실제로 이후 이현의 삶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준영은 이현의 아버지 이중문에게 아들이 사이코패스란 의심을 심어주었고 그 결과, 중문은 이현을 지하실에 가두며 홈스쿨링을 시작한다. 준영이 예고한 이현의 남다른 삶의 시작된 것이다.

#4. “아드님을 찾아갈거에요. 어쩌면 이미 옆에 있을 수 있지.”


준영은 중민을 향한 섬뜩한 경고를 날렸고 이후 재등장을 예고했다. 이는 준영의 존재 자체가 반전의 열쇠이며, 복선임을 암시했다. 이후 중민은 준영에게서 아들을 구하려, 아들로부터 세상을 구하려 이현을 지하실에 가둔다. 이처럼 준영은 이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만큼 중요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프로파일러 이중민과 그의 아들 이현을 동시에 자극시키며 둘에게 각자 다른 의심을 심어놓는다. 세월이 흘러 프로파일러가 된 이현 앞에 준영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지, 어떤 모습으로 이현의 곁을 지키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2 ‘너를 기억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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