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연대기’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있는 최반장 역의 손현주.

[텐아시아=황성운 기자] 손현주가 손현주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무슨 말이냐고? 앞에 손현주는 SBS 드라마 ‘쓰리 데이즈’에서의 손현주를 의미하며, 뒤에 손현주는 영화 ‘악의 연대기’ 속 손현주다. 이는 ‘재미’로 몰래 숨겨 놓은 이스터 에그다.

최근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악의 연대기’는 특진을 앞둔 최고의 순간에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최창식 반장(손현주)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되어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면서 더 큰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추적 스릴러.극 초반 최 반장은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그리고 이후 최 반장의 상장을 카메라가 담는다. 짧은 순간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포착했을 수도 있다. 그 상장에 쓰인 대통령 이름이 이동휘다.

이동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시계를 1년 전으로 되돌려야 한다. 1년 전쯤 손현주는 SBS 드라마 ‘쓰리 데이즈’에서 대통령 역을 맡았다. 이때 이름이 바로 이동휘다. 또 ‘악의 연대기’는 손현주가 ‘쓰리 데이즈’를 마치고 참여한 작품이다.

‘악의 연대기’ 백운학 감독은 “영화 속 대통령 이름을 이동휘라고 쓴 것은 알아보는 사람은 웃고 넘어갈 수 있도록 재미로 만든 장치였다”고 밝혔다. ‘쓰리 데이즈’에서 대통령 이동휘를 멋지게 소화한 손현주를 위한 이스터 에그인 셈이다. 즉, ‘쓰리 데이즈’ 손현주가 ‘악의 연대기’ 손현주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것이다.손현주를 따라다니는 아들도 있다. ‘숨바꼭질’의 아들이 이번에도 아빠 옆을 지켰다. 2013년 개봉된 ‘숨바꼭질’에서 손현주의 아들 호세 역을 맡은 정준원이 이번에도 손현주의 아들 최명호로 출연했다. 이름만 바꿔 손현주의 아들로 특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손현주와 정준원의 인연은 의도한 건 아니다. ‘악의 연대기’ 관계자는 “특별히 ‘숨바꼭질’에서의 인연을 염두하고 캐스팅한 게 아닌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또 흥미로운 건 ‘숨바꼭질’과 ‘악의 연대기’ 모두 호호호비치에서 홍보 마케팅을 진행했다. 호호호비치 관계자는 “처음에는 (‘숨바꼭질’) 아버지를 응원하러 온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아들이라고 하더라”며 “흥미로운 인연이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황성운 기자 jabongdo@
사진제공. 비에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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