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텐아시아=정시우 기자]SBS ‘가면’ 4회 2015년 6월 5일 화요일 오후 10시다섯 줄 요약
결혼식을 마치고 최민우(주지훈)의 저택으로 들어온 지숙(수애)을 민석훈(연정훈)은 가족을 볼모로 삼아 꼭두각시처럼 부리기 시작한다. 지숙은 행방불명 된 엄마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석훈이 거짓으로 묵살하자, 결국 직접 엄마를 찾아 나선다. 한편 지숙에게 “결혼은 일종의 거래”라며 까칠하게 굴던 민우는 지숙을 ?아갔다가, 그녀에게서 서은하(수애)가 아닌 진짜 변지숙의 모습을 보게 된다.리뷰
이 드라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나 수애의 도플갱어 연기다. 가난하게 살아 온 ‘진짜’ 삶을 뒤로 하고 재벌 2세의 아내로 ‘가짜’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게다가 일종의 음모에 가담하게 된 여자의 불안한 정서와 양심의 가책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며 드라마의 긴장감에 불을 지핀다. 양극단의 캐릭터를 물 흐르듯 오가는 모습을 보면 괜히 수애가 아니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와 불안한 정신적 결벽증을 지닌 최민우를 연기하는 주지훈의 사시나무 떠는 듯한 연기 또한 ‘가면’을 지켜보는 재미다. 멜로의 8할은 두 남녀 주인공의 케미인데, 이들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화학 작용이 예상 외로 강력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볼수록 진짜 빠져 드는 것은 캐릭터가 아니다. 바로 최호철 작가가 쓴 대사다. ‘가면’에는 우리의 폐부를 찌르는 대사들이 꽤 많다. “가면을 벗으면 당신에게 등을 돌릴 것이고, 가면을 써라. 그럼 세상은 당신 편이 될 것이다”라는 민석훈의 말이나, “가면을 쓰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했냐. 틀렸다. 가면을 써야 행복한 척이라도 할 수 있다”는 최민우의 말은 여러 가지를 곱씹게 만든다.실제로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그것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선의든 악의든 가면을 벗고 완전히 솔직할 수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 타인의 시선 앞에 당당해 보이고 싶은 욕망. 즉 가면을 쓰고서라도 행복해 보이고 싶고, 멋있어 보이고 싶고, 초라한 나를 감추고 싶은 것이 인간이다. 그것을 두고 손가락 질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게다. 드라마 ‘가면’을 얼굴 붉히며 보면서도 끝내 공감하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아, 이런 대사도 있다. “가진 자는 노래를 부르고 못 가진 자는 비명을 지르는 세상. 우린 지금 지옥에서 살고 있어.” 무릎을 치지 않을 수가.
수다포인트
-드레수애 위협하는 주지훈 수트핏
-4회는 진정한, 벚꽃엔딩?
정시우 siwoorain@
사진. ‘가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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