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면 충분한 스토리 내 맘으로 넌 들어왔어’ 누군가가 눈 안에 ‘콕’ 들어오거나 가슴에 ‘콱’ 박히는 건 생각보다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다. 하루에도 수많은 연예인이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에서 웃고 울고 노래하며 우리와 만나지만, 그 중에서도 제대로 ‘필(feel)’ 꽂히는 이들은 손에 꼽힐 정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어느 순간 그야말로 내게로 와 꽃이 된, 꽂힌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편은 KBS2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아픔을 딛고 일어선 첼리스트 이윤후 역을 연기한 박보검, MBC ‘오만과 편견’에서 순수한 매력이 돋보이는 수사관 강수 캐릭터를 연기 중인 이태환, SBS ‘피노키오’에서 세상(기자)에 대한 분노를 과감하게 표출해 눈길을 사로잡은 윤균상이다. 누군가 “’2014년 신인상’을 과연 누구에게 줘야 할까요?” 묻는다면, 방송 3사의 드라마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세 사람을 주저 없이 지목할 것이다.

# 박보검, 그 눈, 특급 보물이야!

KBS2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첼리스트 이윤후 역을 연기한 박보검
올해 그의 시작은 KBS2 ‘참 좋은 시절’의 어린 동석부터였다. 이서진의 아역을 연기한 그는 풋풋하기만 해야 할 10대 시절에 절대 겪지 않아도 될 모욕과 아픔을 경험하게 되는 캐릭터를 탁월하게 소화했다. ‘남친짤’(남자친구처럼 보이는 사진)로 자주 등장해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했던 그가 시청률이 보장되는 주말드라마를 통해 어른들 세대에까지 얼굴을 알리게 된 것이다. 영화 ‘명량’에선 이순신 장군(최민식)에게 토란을 건네 ‘토란 소년’이란 별명을 얻게 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말, KBS2 ‘내일도 칸타빌레(이하 칸타빌레)’에서 천재 첼리스트 이윤후를 연기하며 자신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더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극에서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싶으면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내내 랭크되어 있을 정도였다. ‘박보검’이란 배우의 존재를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시켰다. 극중 윤후는 실력이 떨어져 항상 의기소침해 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따뜻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었지만, 손가락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기도 해 첼리스트로서는 사망 선고를 목전에 둔 것과도 같은 고통을 표현해야 했다. 그는 이런 인물의 감정을 때론 부드럽게, 때론 절절하게 자신의 눈에 담아 완벽하게 드러냈다. 최근 텐아시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칸타빌레’의) 한상우 감독님과 박성 촬영감독님이 눈빛이 좋다고 하셨다”고 그 자신이 말하기도 했으니, 배우에게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인 ‘좋은 눈빛’을 지닌 이 신예에게 신인상을 건네야 마땅하다.

# 이태환, ‘꼬마 케미’의 1인자 납시오

MBC ‘오만과 편견’에서 수사관 강수 역을 연기 중인 이태환
이태환은 하정우, 김성균 등이 소속된 판타지오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5인조 배우그룹 ‘서프라이즈’의 멤버 중 한 명이다. ‘배우 그룹이 뭐지?’ 하는 호기심이 동하는 것과 동시에 그가 올해 선보인 두 개의 작품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올여름 케이블 채널 tvN ‘고교처세왕’에서 조금은 단순하지만 순수하기 그지없는 듬직한 하키선수 오태석을 연기한 그는 민석(서인국)의 절친으로 등장해 실제 고등학생을 떠올리게 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해냈다. 최근 MBC ‘오만과 편견’에선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은 채 자신을 거둬 준 할머니 집에 머무르며 수사관을 하고 있는 강수를 연기해 모델 출신다운 훤칠한 기럭지와 ‘꽃웃음’을 발사하고 있다. 특히, 9화에서 강수의 매력, 아니 이태환이 지닌 매력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잘 떠오르지 않는 과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샤워를 하는 신에서 드러난 훌륭한 신체적 조건이나 샤워를 마친 뒤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꼬마 찬이와 중국집 전단지를 보며 얘기를 나누던 신은 2009년생인 김강훈과 비슷한 또래로 보일 정도의 착각을 불러일으켜 “오구오구”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들기도 했다. 자장면 집의 점원이 “키도 훤칠하니 밥 안 먹어도 든든하겠다”는 대사를 하거나 열무의 엄마 명숙(김나운)이 자장면을 먹고 나와서는 “어깨가 깡패다. 팔도 길고 어지간한 건 맞지도 않겠다”라는 말로 그의 매력에 대해 대신 말해주기도 해 그가 앞으로 선보일 연기는 물론, 배우로서 지닌 매력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 윤균상, 화내고 분노할수록 좋으니 어쩌지?

SBS ‘피노키오’에서 기재명 역을 맡은 윤균상

2012년 이민호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신의’에서 공민왕을 지키는 우달치 대원들이 있었다. 무술에 뛰어난 이 믿음직스러운 무리들 사이에 한 번도 본 적 없던 새로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우달치 부대의 막내였던 덕만. 이 역할로 연기 인생의 첫 단추를 잘 끼운 그는 이후 영화 ‘노브레싱’ ‘금지된 장난’을 거쳐 최근 SBS ‘피노키오’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이종석의 형 기재명 역할로 출연 중인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했던 부분은, 동생임을 알아보지 못한 채 기자에 대한 뜨거운 분노를 쏟아냈던 장면이다. “기자들은 다 끔찍하고 역겨우니까”란 대사를 거침없이 토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후 (동생 하명으로 착각하곤) 한 중학생을 목숨을 걸고 구하는 선의를 지닌 인물의 얼굴을 내보이게 되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양면성처럼,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곤 어린 시절 행복하기만 했던 가족과 그가 머무르던 소중한 둥지를 박살 낸 기자 송차옥의 딸 인하(박신혜)에게 인터뷰를 빌미로 접근하는 장면은 그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강에서 엄마를 격렬하게 비난했던 인하를 쫓아가 협박을 하던 장면, 그를 제지하는 달포로부터 자신이 동생 하명이란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 때 보인 찰나의 슬픔과 공허함이 그를 앞으로 지켜보고 싶게 만든 ‘라이징 스타’로 꼽게 했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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