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tvN 금토드라마 ‘미생’ 13회 2014년 11월 28일 오후 8시 30분

다섯줄 요약
장그래(임시완)와 영업 3팀은 파격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PT로 요르단 사업 승인을 얻는다. 이에 장그래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게 된다. 장백기(강하늘)는 자신이 무시했던 장그래의 성공을 보고 질투에 힘겨워한다. 장그래의 영업 3팀이 부러웠던 장백기는 사수 강대리(오민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리뷰
“장그래, 더할 나위 없었다. 예스(YES)!”

수려한 문장이나 장문의 편지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장그래는 물론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그 어떤 문장보다 충분한 위로였다.

장그래는 오상식(이성민)과 영업 3팀 상사들 안에서 점점 자라고 있었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에 빠릿빠릿하지도 않고 어딘가 어수룩한 그의 모습에 모두 무시를 했다. 하지만 장그래는 특유의 순수함과 근면함을 토대로 묵묵히 헤쳐 나갔다. 어느덧 장그래는 요르단 사업 승인을 성공시킨 장본인이 됐다.이런 장그래의 성장에는 오상식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오상식에게 있어 장그래라는 후배는 짐이다. 입사 동기 중 가장 뒤쳐져 있었던 장그래는 현실 속에서 보면 그저 민폐 직원일 뿐이었다. 게다가 낙하산이라는 이야기도 무성했다. 하지만 오상식은 “우리 애”라며 장그래를 감싸 안았다. 위엄과 카리스마가 가득하진 않지만 오상식은 자신만의 ‘츤데레’ 리더십으로 장그래를 이끌었다. 억울한 상황에 놓인 장그래를 누구보다 가장 이해했고 장그래를 무시하는 동기의 발을 몰래 걸기도 하며 귀여운 복수까지 해줬다. 많은 칭찬을 해주지는 않았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장그래에 대한 애정을 보인 것이었다.

결국 오상식이라는 상사는 모든 스펙을 가진 엘리트 장백기가 부러워하고 탐내는 장그래의 소중한 보물이 됐다. 오상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약직이라는 현실에 상처받은 장그래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건네며 자신만의 위로를 했다. “왜 그래! 힘내! 넌 할 수 있어!”라는 말보다 “장그래, 더할 나위 없었다. 예스!”라는 진심이 담긴 말로 장그래의 모든 희노애락을 달래줄 수 있었다.

특히 이 메시지는 장그래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잃었던 청소년기, 아르바이트에 허덕이던 때, 원 인터내셔널에 처음으로 들어와 외국 바이어를 만났을 때 등 모든 순간에 희망의 나비처럼 그를 위로하고 다독였다.흔히들 오상식은 ‘미생’ 속 드문 판타지라고 말한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후배의 편이 돼주는 이는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현실에 지치고 자신을 챙기기 바빠서였지 누구나의 마음 속에는 오상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쩌면 오상식이란 캐릭터는 현실감은 없지만 내면 깊숙이 자리잡은 가장 솔직한 캐릭터가 아닐까. 올해 연말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는 문구를 자주 볼 것 같다.

수다 포인트
- 장백기 강대리의 므흣 샤워신. 볼수록 귀여운 두 사람의 케미!
– 그나저나 후반부 예고된 장그래와 유치원 선생님, 러브라인 인가요.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 tvN 금토드라마 ‘미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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