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52회 2014년 10월 12일 일요일 오후 9시 40분


다섯줄 요약
딸 연민정(이유리)를 구하기 위해 물 속에 뛰어들었던 도혜옥(황영희)은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던 끝에 정신을 차리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만다. 3년간 교도소에 복역한 후 출소한 민정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혜옥과 장흥에서 국밥집을 하며 살아갔다. 장보리(오연서)와 이재화(김지훈)는 비단이(김지영)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리뷰
설마 아직도 ‘왔다! 장보리’가 장보리의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을까. 이건 명백한 연민정의 희비극사요, 김순옥표 新막장 성장드라마다. 장보리가 출생의 비밀을 지녔다느니,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인물이라는 건, 결과적으로 모두 ‘암 유발’ 캐릭터 연민정의 비극적 사연을 탄탄하게 하는 양념으로 작용했다. 그러니 마지막 회의 스포트라이트가 장보리가 아닌, 연민정에게 집중된 건 그리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다.특히 최종회에서 연민정은 ‘죄민정-연소희-연보리-개민정’ 등을 시치미 뚝 떼고 오가며 희대의 캐릭터임을 확인 사실했다. 이유리가 아니었으면 불가능 했을 일이다. 이유리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악녀로 분해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가, 순식간에 슬랩스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처럼 돌변해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했다. 연민을 불러일으키는(그래서 이름이 ‘연민’정인가) 이유리의 악녀 연기력은 이 드라마의 신의 한수. 결국 ‘왔다! 장보리’가 알려준 진실이 하나 있다면, ‘개막장도 배우하기 나름’이라는 사실 아닐까. ‘잘 키운 막장 하나, 열 드라마 안 부럽다’라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일게다.

‘왔다! 장보리’는 막장 드라마 중에서도 하위 장르로 분류될만하다. 이전의 막장 드라마와 달리 ‘왔다! 장보리’는 스릴러에 멜로에 드라마에 호러에 코미디까지 수용하며 기존에 볼 수 없던 기괴한 장르를 탄생시켰다. 뒷목 잡아가며 보는 막장이 아닌, 손뼉 쳐가며 온 가족이 즐기는 막장이 된 데에는 이러한 다양한 장르의 시너지가 큰 효과를 냈다. 그것이 김순옥 작가의 성장이든 변화든 뭐든, 시청자들의 니즈와 맞아 떨어진 것은 확실하다.

마지막 회의 하이라이트는 ‘돌아온 민소희’일 것이다. 김순옥 작가는 자신의 히트작인 ‘아내의 유혹’을 패러디하는 ‘자기애’로 눈길을 끌었다. 시골에서 과일 농사를 짓는 ‘귀농 총각’으로 변신한 문지상(성혁) 앞에 나타난 유치원 선생님의 이름은 민소희. ‘아내의 유혹’에서 장서희가 점 하나 찍고 민소희로 신분 세탁을 했다면, ‘왔다! 장보리’에서는 이유리가 점 하나 더하고 민소희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기억을 잃은 민정의 엄마가 개 이름을 ‘민정’으로 작명한 에피소드는 또 어떠한가. ‘개그콘서트’ 뺨치는 이러한 ‘안드로메다급 설정’이 눈살을 찌푸리기보다 허허실실 웃게 하는 것은, 다시 말하지만 캐릭터의 힘에서 비롯된다. 그 중심에 연민정이 있다. ‘갔다! 연민정’.

수다 포인트
-백과사전에 ‘민소희’ 등재해 주세요. 의미는 ‘눈 밑에 점을 찍은 여자’
-‘개그 콘서트’는 ‘왔다! 장보리’ 보며 분발해 주세요.
-마지막까지 주인공은 연민정이었다. ‘갔다! 연민정’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왔다! 장보리’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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