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만 고은비와 권리세(왼쪽부터)
지난 3일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데뷔 1년차, 이제 갓 얼굴을 알리고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한 걸그룹 레이디스코드가 지방스케줄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던 길, 영동고속도로 수원IC 지점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멤버 고은비(22)가 세상을 떠났다. 한창 활동 중이던 어린 걸그룹 멤버의 사망 소식이 전한 충격의 여파는 엄청났다. 가요계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가라앉았다.생전 고은비는 밝은 성격에 다른 사람을 잘 돌보는 이로 기억되고 있었다. 멤버들은 지난해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고은비에 대해 “우리를 격려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칭찬도 마음에서 우러나와 이야기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어깨를 두드려주며 위로해준다. 혼자 걱정하고 머리가 복잡한데 와서 한 마디 해주면 힘이 난다”(애슐리) “친언니같다. 따끔하게 혼도 내주고,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느껴진다. 틀린 말이 아니며 친언니의 마음이 느껴진다”(이소정)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안다. 먹고 싶지 않고, 갖고 싶지도 않은데 그 사람이 그러고 싶다면 같이 해주는 이다. 멤버 중 가장 밝고 은비가 없었다면 어두운 팀이 됐을 것이다”(권리세) “은비는 말투나 리액션, 억양이 정말 밝은 것이 장점이다”(주니)라고 말했었다.
그렇게나 밝고 따듯했던 어린 목숨이 사라졌기에 주변 사람들의 충격도 컸다. 씨스타, 슈퍼주니어, 카라, 커드, 유승우, 선우재덕, 윤우현(버즈), 돈스파이크, 김제동, 유재석, 김선경, 최현준(vos), 송가연, 서두원, FT아일랜드(최민환 송승현), 지아이, 알파벳, 박정철. BIG, 틴트, 헬로비너스, 라이머, 범키, 트로이, 산이, AOA, 정준하, 앤씨아, 시크릿, 타히티, 카라, 김범수, 이켠, 써니힐, 김연우, 옥지영, 비투비, 걸스데이, LPG, 엔플라잉, 블락비 피오, 크로스진 등 많은 동료들이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써니힐, 베스티 등 음악방송 무대에 어쩔 수 없이 올라야했던 동료 가수들은 의상에 검은 리본을 달아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고은비의 발인은 지난 5일 오전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발인식에는 유족과 친지, 소속사 식구가 참석했으며, 역시 같은 사고로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멤버 애슐리와 주니도 함께 했다.
레이디스 코드
아픈 소식은 그러나 또 찾아왔다. 사고 당시 머리를 크게 다쳐 인근 아주대병원에서 10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던 권리세(23)가 계속해서 의식을 찾지 못하던 중, 끝내 7일 오전 숨을 거뒀다. 소속사 측은 “지난 3일 새벽 사고 당시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리세는 병원으로 이송돼 장시간에 걸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의료수술과 치료를 시도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며 “일본에서 온 부모님과 소속사 직원들이 그녀의 곁에서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권리세의 빈소 역시 7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재일교포 출신, 권리세의 이름을 한국에 알려준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동료, 데이비드오, 백청강, 노지훈, 손진영을 비롯한 동료들이 빈소를 찾아 울음을 터뜨렸다. 유재석과 김제동, 밴드 장미여관, 가수 이은미, 그룹 카라의 허영지 박규리, 그룹 베스티, 박재민, 사유리 등도 빈소를 찾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 그가 가수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본 팬들 역시 안타까움을 표했다.생전 그는 “어려서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좋았고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일본에서 오디션을 본 적은 한번도 없다. 한국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줄곧 생각해왔다. 이유는 없지만 늘 한국에 끌렸다. 한국사람으로 태어났으니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은 욕심이 늘 있었다”라고 말했었다.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자 뿌듯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조선학교에서 보낸 학창시절에는 송편을 빚고 한복을 입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늘 간직하던 이였다. 그런 이가 이제 막 꿈을 키워나가려하는 찰나, 한국에서 목숨을 잃었으니 안타까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번 사고로 역시 중상을 입은 또 다른 멤버 이소정은 5일 수술을 받았고 회복 과정에 있다. 한동안 고은비의 사망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이소정을 비릇한 애슐리와 주니는 뒤늦게 사실을 알고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권리세마저도 잃어 침통한 분위기다.이처럼 비극적인 사고인만큼, 그 원인에 대한 관심도 높다. 사고 직후 소속사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빗길에서 차량 뒷바퀴가 빠졌고, 이에 여러 차례 회전을 한 뒤 가드레일을 들이박았다. 이후 소속사 측은 “경찰 조사가 미처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당시 현장 관계자를 통해 전해들은 바를 전달해드렸고, 이는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님을 말씀 드린다”라고 발표한 상태.
이번 사고조사를 담당한 용인서부경찰서 측은 사고 당일 오후 사고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시켜, 보다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자 했다. 아직 국과수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으며, 여러 방송을 통해 공개된 사고 차량의 처참한 모습만이 사고 당시의 긴박함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현재로서 유력한 사고 원인은 빗길 미끄러짐, 차량 자체의 결함, 과속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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