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의 저주가 너무해!

월드컵 진출국들에게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것이 있다면 ‘펠레의 저주’일 것이다. 축구 선수로는 최고인 펠레는 ‘예언가’로는 최악이다. 그가 우승후보로 지목한 팀들은 우승은커녕 조기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일찌감치 짐을 싸곤 했다. 1966년부터 시작된 이 징크스는 현재까지도 그라운드를 떠돌며 우승 후보국들을 위협한다. 선수 시절에는 ‘환상적인 발재간’으로 상대팀을 위협했지만, 은퇴 후엔 ‘혀’로 축구팀들을 벌벌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저주가 축구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펠레의 저주에 버금가는 징크스들을 추적해 봤다. 일명 “사랑해서 미안해!”

정치계의 펠레- 박근혜 대통령 이상도 하다. 박근혜의 총애를 받은 인사들은 실력을 제대로 펴보기도 전에 정치의 뒤안길로 사라지니. ‘박근혜 데스노트(Death Note)’ 혹은 ‘박근혜 살생부’라는 말도 있다. 박 대통령의 수첩에서 나온 고위직 인사들이 추풍낙엽처럼 낙마하면서 생긴 조어다. 김용준, 이동흡, 김종훈, 황철주, 김학의, 김병관, 한만수, 양건, 박종길까지, 굵직한 인사 사고만 대략 나열하기에도 숨이 찰 지경이다. 아, 윤창중이라는 국제적 트러블 메이커도 빼 놓으면 섭섭하겠다.

‘데스노트’ 적는 박근혜 대통령(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엔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문창극이 가세, 데스노트의 위력은 새삼 입증했다. 친일 극찬 논란, 위안부 발언 논란, 제주 4.3 항쟁 폭동 규정 논란, 병역특혜 논란… 까도, 까도 양파 같은 그의 과거가 데스노트 앞에서 알알이 벗겨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인터넷엔 이런 농담도 떠돈다. 박근혜 데스노트가 사실은 ‘탐관오리를 박멸하는 노트’라는 농담이.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드는 인사들을 노트에 적어두었다가 후보로 추천, 정치 생명에 끈을 아예 끊어버리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데스노트’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하는 정치 인사들이 많다고 하니, 어쩌랴. 권력은 달콤한 것을.영화계의 펠레- 오스카

‘상을 받는 것이 마냥 기쁘지 많은 않다?’ 오스카의 저주(Oscar Curse) 때문에 나온 말이다. 오스카의 저주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들이 연인 또는 남편과 헤어진다는 속설이다. 기네스 팰트로, 줄리아 로버츠, 할리 베리, 샤를리즈 테론, 힐러리 스웽크, 리즈 위더스푼, 케이트 윈슬렛, 산드라 블록이 이 저주에 걸려 상을 받은 뒤 결별의 아픔을 겪었다. 실제로 토론토대학과 카네기멜런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역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부문 후보로 오른 이들 가운데 수상자와 비수상자들의 이혼율을 분석한 결과 수상자의 이혼율이 1.7배나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스카의 저주(사진출처. MBC ‘신비한 서프라이즈’)
참로고 ‘오스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아카데미 트로피의 유래는 여러 가지인데, 1936년 아카데미 사서로 일했던 마거릿 헤릭이 트로피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오스카 삼촌을 닮았다!’고 말하면서 정해졌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물론 오스카 삼촌의 개인적인 사연은 전해지지 않았는데, 혹시 이혼의 아픔을 겪으신 게 아닌지…

텐아시아의 펠레- 김XX 기자

텐아시아에는 드라마가 흥행할 것이지 아닌지를 판단해 내는 방법이 있다. 자칭 타칭, 텐아시아의 미남 기자 김XX을 통하면 된다. 김XX 기자의 흥행 예측은 과녁을 비켜가기 일쑤다. 예측은 첫 방송에서 판가름 난다. 그가 재미있다고 꼽은 드라마는 시청률에서 쓴 맛을 보며 소리 소문 없이 조기 종영 하거나 쓸쓸히 막을 내리곤 했으니까. “첫 방송 어떻게 봤어?”(텐아 기자들) “재미있던데요?”(김XX 기자) “그 드라마 불쌍타!”(텐아 기자들) 이런 패턴이랄까.
김모 기자로부터 심폐소생술까지 받았으나, 시청률 3%대까지 떨어진 불운의 드라마

자신이 애정하는 드라마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한 김XX 기자는 ‘심폐소생술’이라는 코너까지 만들어 작품 홍보에 힘쓰기도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아, 그의 사랑은 아픔이어라.그렇다면 16일 첫 방송된 ‘고교처세왕’에 대한 그의 소감은? 드라마 흥행 성적을 보면 알 수 있을 게다.

이 주인공들의 공통점이라면 대상에 대해 애정이 각별하다는 점이 아닐까. 누가 뭐라 해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대상을 향한 관심. 남들은 그 사랑을 저주라고 하지만, 또 모르는 일이다.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니.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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