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국에서 열린 중국영화제에 장쯔이(왼쪽), 양조위(오른쪽)와 함께 한 송혜교

한국의 배우 송혜교와 중국이 자랑하는 우위썬(오우삼) 감독이 영화 ‘태평륜’으로 만나 함께 호흡했다. 이 영화는 1949년을 배경으로 온갖 역경을 겪은 세 남녀의 세기를 뛰어넘은 멜로극으로, 중국 현지에서 11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해 크랭크인해 현재 막바지 촬영 중인 ‘태평륜’ 측은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우위썬 감독과 출연 배우들은 서로에 대한 덕담과 칭찬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자리에는 송혜교 외에 중국의 톱스타, 장쯔이, 황샤오밍 등이 참석했다.먼저 송혜교는 “촬영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우위썬 감독이) 아버지처럼 나를 딸로 챙겨주셨다. 외국배우인데도 불구하고 자국배우처럼 잘 챙겨주셔서 편안하게 연기하고 있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우상이었던 분과 작업을 해서 함께 현장에서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위썬 감독은 “송혜교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라며 “지혜롭고 고귀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우 감독은 송혜교가 한국 배우임에도 그녀가 극중 맡은 배역, 저우윈펀을 연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도 했다. 그는 “송혜교의 연기는 매우 훌륭하고, 감정도 풍부하다”고도 덧붙였다. 저우윈펀은 각종 시련을 겪고 점점 용기를 갖게 되는 그런 인물로 그려진다고.

송혜교는 지난 해 왕자웨이(왕가위) 감독과 ‘일대종사’를 찍은 바 있다. 이어 우위썬 감독과도 호흡하게 되었는데, 이와 관련 중국의 한 매체는 “중국에서 두 거장과 작업한 당신이 운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다른 쪽은 이 두 감독들 중 한 명은 8년이나, 또 다른 한 명은 4년이나 영화를 찍는 이들이다. 그만큼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운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송혜교는 “당연히 두 감독과의 작업은 힘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배우이고,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무엇보다 두 대 감독과의 작업은 큰 영광이었고, 엄청난 행운의 기회였다. 오래 기다리고 느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많이 걸렸음에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이 되었다. 이 과정을 그들과 함께 누렸다는 것이 감사하고, 이런 기회를 주시고 이렇게 긴 시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에도 감사하다. 감독님의 작품 또한 훌륭할 것이고, 많은 분들을 만족시키게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송혜교는 중국시장과 관련된 질문에는 “중국시장은 전세계에서도 중요하고, 나한테도 중요한 곳이다. 그렇지만 내가 비교적 운이 좋은 것이 10년 전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중국에서 함께 작업하자는 요청이 꾸준히 들어왔고 그래서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도 중국에서의 작업은 꾸준히 할 생각이다”고 답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톱스타로 자리잡아 쉬운 길을 갈 수 있었던 송혜교는 이처럼 두 중국 거장과의 힘든 작업 끝에 중화권 내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유독 보수적인 중국 시장에서 거장들과 꾸준히 작업을 해온 송혜교는 한류스타에 대한 무조건적인 열광과 부정적 인식이 함께 번지고 있는 2014년 중국 대륙에서 가장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한 한류배우 중 한 명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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