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중 기적을 경험했다.”
영화 ‘시선’의 오광록이 촬영 중 경험했던 아찔한 순간을 공개했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에피소드가 됐지만”이라며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오광록은 3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선’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촬영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바다에 빠지는 장면이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실제 파도에 휩쓸려 나갔다. 그리고 잠수부가 구하러 왔는데 잠수부마저 파도에 휩쓸려 해안으로부터 멀어졌다”며 “잠시 후에 정신을 차렸고, 잠수부가 머리로 내 등을 밀어서 나올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그는 “산소 호흡기를 입에 물었는데 반쯤 물고 있어서 산소와 물을 반쯤 먹어가며 기적처럼 빠져나왔는데 저체온증이 와서 촬영을 결국 못했다”며 “다음날 촬영에선 파도가 2배 이상 세졌다. 그러다 보니 영화에선 더 좋은 장면들이 나왔다”고 웃었다.극 중 바다신은 오광록이 과거를 회상하는 중요한 장면이다. 그러면서 오광록은 “파도에 휩쓸린 다음날 아무래도 물에 들어가는 게 주저하게 됐는데, 감독님이 촬영할 때 사각팬티만 입고 바다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는 거다”라며 “그 열정이 매우 존경스러웠다. 감독님을 사랑하게 됐고, 볼에는 입맞춤을 했는데 입술은 다음에 훔치겠다”고 웃음을 전했다.
‘시선’은 1980년대 충무로를 주름잡던 한국영화계 거장 이장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오광록은 “무엇에 관한 작품인지 모르고, 가슴 설레면서 프러포즈를 기쁘게 받아들였다”며 “촬영하면서 감독님께 놀란 건 한 번도 지친 모습을 못 봤다. 완전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작품에는 고 박용식의 유작이기도 하다. 이에 오광록은 “기술시사를 보면서 눈이 시렸다”며 “성격이 워낙 유쾌해서 막내 배우까지도 아버지 아들처럼 지냈다”고 기억했다. 이어 “그 정답고 구수한 연기를 다시 볼 수 없게 됐습니다”라고 추모했다. 이하나 역을 맡은 신인 배우 서은채는 “막내딸처럼 예뻐해주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머금었다.‘시선’은 해외여행 중 피랍된 9인의 한국인, 생사의 기로에 선 그들의 갈등과 충격의 상황을 리얼하게 그려낸 영화다. 이 감독은 “강제로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숙명적인 내리막길이 있었다”며 “그 내리막길 동안 지난 시절 만들었던 영화를 부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고,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아 훈련을 쌓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화의 내용만 놓고 보면, 2007년 샘물교회 피랍사건이 떠오른다. 이 감독은 “이 영화의 모티브는 아니었지만, 그 사람의 수기와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19년 만에 메가폰을 들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차기작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이 감독은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고, 시나리오도 여러 번 고쳤고 지금 다시 만지고 있다”며 “1985년 남지나해에서 베트남 보트피플을 구해낸 한국 원양어선 전재용 선장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시선’은 4월 17일 개봉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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