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은 ‘밀회’를 통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밀회’는 유아인의 만개다.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에서 천재적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 이선재 역을 맡은 유아인을 향한 세간의 반응은 호평으로 통일됐다.그가 아닌 이선재는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 유아인은 그간 그의 필모그래피 대부분에서 처해진 상황을 장악해버리는 연기를 보여줬다. 최근작인 영화 ‘깡철이’나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의 유아인은 모두 그러했다. 그렇게 비춰진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연기한 캐릭터의 성향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런 평가에 대해 유아인은 사실은 자신이 별로 좋아하는 방식의 연기는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유아인은 ‘밀회’의 세계로 걸어들어왔고, 이선재가 되었다. 신 위에 도드라져 있었던 이전과 달리 연기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선재라는 인물과 혼연일체가 되었다.

유아인과 김희애의 합주신은 아주 오랫동안 회자될 명장면으로 남았다
가장 폭발적 순간은 김희애와의 피아노 합주신이었다. 지난 2회에 등장한 이 합주신은 최근 목격한 배우의 연기 중 가장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그의 표정, 호흡은 완벽히 이선재의 리듬 속에 갇혀있다. 이 합주신은 스무 살 나이차를 뛰어넘은 사랑의 시작을 보여준 신이었다. 도무지 불륜이라는 세간의 잣대를 들이밀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순간으로 남아버렸다.

피아니스트들도 뜨거운 찬사를 보낸다.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밀회’에서 조인서 교수 역을 맡아 직접 연기를 접해 본 박종훈은 이번 드라마 작업 중 가장 놀랐던 순간이 바로 유아인의 연기를 본 순간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이 신은 엄청난 노력 끝에 만들어진 것이다. 수차례에 걸쳐 연습을 했고, 이에 앞서 피아니스트들의 연주 장면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돌려보아야 했다. 테스트 촬영도 실제 촬영도 각각 하루라는 시간을 온전히 쏟아부었다. ’밀회’를 본 모든 이들을 매료시킨 이 마법과도 같은 순간은 그렇게 각고의 노력 끝에 비로소 탄생할 수 있었다.
유아인은 그간 자신을 가둔 반항아적 이미지를 벗고 순수함으로 대중을 매료시켰다

피아노 연주가 철저한 훈련 끝의 결과라면, 스무 살 이선재가 되어버린 그의 모든 몸짓과 표정, 말투 그리고 호흡은 다분히 본능적이다. 말을 더듬는다거나 쭈뼛거리거나 혹은 웅크린 몸짓으로 이선재를 이야기하는 유아인. 스무 살 특유의 서툴 수밖에 없는 행동을 표현한 이 장면들은 머리로 계산된 것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결정적 순간, 곧게 뻗어나가는 몸짓으로 표현된 스무 살의 무모한 용기 역시도 감탄을 자아낸다.

유아인은 자신을 “연기할 때 하나하나 철저하게 설정하지 않는다. 이해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내가 그 아이가 되고 그 아이가 내가 되어서 몸동작 하나 걸음걸이 하나 눈빛을 가진다. 내 연기는 모든 것이 뭉뚱그려져 있다. 나는 대단히 똑똑한 배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산하지 않고 이해하고 인물을 빨아들여 자신을 지워내는 것에 성공한 유아인은 마치 선재처럼 천재적 재능을 가진 그런 배우같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 탓에 그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로 나뉘었었다. 그러나 ‘밀회’라는 터닝포인트를 만난 유아인은 마치 신들린 듯한 연기로 그가 오늘 존재하는 아주 귀중한 배우라는 것을 증명해버렸다. 불륜마저도 순수로 만들어버린, 그래서 극중 오혜원 이선재의 사랑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 유아인. 이제 누구도 그의 재능을 의심할 순 없을 것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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