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 마지막으로 촬영한 작품이 ‘시크릿 가든’이다. 드라마 첫 촬영이 2010년 9월 말이었는데, 제대 후 ‘역린’ 첫 촬영을 2013년 9월 말에 시작했다. 그리웠던 공간에 3년 만에 가니, 자연히 기대와 긴장이 공존했다. 굉장히 욕심났던 영화였고 바라던 순간이었기에 기분이 좋았지만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동시에 들었다. 그 감정이 드러날까 많이 걱정됐고 최대한 누르고 표출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 현빈

3년 만이다. 현빈이 이재규 감독의 사극 ‘역린’으로 컴백했다. ‘역린’은 현빈의 군 제대 후 첫 작품이자 그의 생애 첫 사극 도전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뜨거운 이슈가 되는 작품. 이를 증명하듯 2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역린’의 제작보고회는 많은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역린’에서 왕을 지키는 내시로 분한 정재영이 “얼마 전 (제가 주연한) ‘방황하는 칼날’ 제작보고회가 했었는데, 그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며 농을 던진 것이 이 날의 분위기를 대변한다.정유역변을 모티브로 한 ‘역린’은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들의 숨 막히는 24시간을 그린다. 현빈이 혼란한 정세 속에서 왕권을 지켜내야 하는 비운의 왕 정조로 변신했다. 3년 만의 작품인 만큼 시나리오 선택에 심사숙고가 있었을 터. 현빈이 많은 출연 제의 속에서 ‘역린’을 컴백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유는 스토리다.

현빈은 “군 제대하고 나서 중화권 팬미팅을 하고 있을 때 ‘역린’의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호텔 숙소에서 책을 읽고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정조 역을 제안 받았지만 정재영 씨나 조정석 씨 역할도 너무 좋았다”며 ‘역린’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극적인 삶을 살다 간 것으로 역사에 기록된 정조는 그동안 여러 번 작품에서 그려졌다. 드라마 ‘이산’의 이서진, ‘바람의 화원’의 배수빈, ‘성균관 스캔들’의 조성하, 영화 ‘영원한 제국’의 안성기 등 수 많은 배우들이 정조를 통과했다. 다른 배우들이 맡았던 역할에 뒤늦게 가세 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이이 대해 현빈은 “정조가 나온 다른 작품을 일부러 보지 않았다. 정조 자체가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고 매력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많은 작품에서 소개된 것 같은데, 내가 보여 줄 정조는 그동안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고 준비했던 정조는 다른 작품들보다 ‘가장 많이 바쁜 하루를 보낸 왕’의 모습이었다. 정권과 목숨을 지켜야 하는 부분이 이제까지의 정조와는 다르게 가장 급박한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24시간 동안 가장 급박한 정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재규 감독 역시 “‘역린’의 정조와 여타 작품들의 정조에 대한 차별성을 말하자면, 가장 실제와 가깝다는 것”이라며 “내가 생각한 정조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영화 ‘광해’처럼 군주에 대한 모습보다는 정조라는 인물 자체를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기존과는 다른 정조를 보여주기 위해 현빈이 신경 쓴 것은 비단 내적인 고뇌만이 아니다. 근육도 단련했다. “사실 왕에게 등근육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는 말로 운을 뗀 현빈은 “그런데 시나리오에 ‘정조 팔굽혀펴기. 세밀한 근육 완벽하다’는 한 줄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다”며 “세 달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촬영에 들어가고 한 달 반 가량은 식단 조절을 병행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한편 극중 정순왕후로 분한 한지민은 “한 번쯤은 악역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마침 이재규 감독님이 제안을 주셨다”라며 “정순왕후를 단순히 악역이라고 생각을 해버리기 보다는 나름대로 이해하고, 신 안에서의 감정을 생각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지민은 “감독님과의 미팅을 위해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앞에 보행자가 있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런데 현빈 씨가 있었다”며 현빈과의 아찔한 첫 만남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 날 제작보고회의 분위기 메이커는 정재영이었다. “내시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좋았다”고 밝힌 정재영은 “작품을 찍으면서 내시들의 애환을 느꼈다”는 다소 엉뚱한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에 나인 역으로 출연한 정은채가 “(현빈, 정재영, 조정석, 박성웅 중) 내 이상형은 정재영 선배님이다”라고 밝히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며 또 한 장내에 훈훈한 웃음을 안겼다.

코믹한 납득이에서 살기 어린 살수로 연기 변신을 꾀한 조정석은 “촬영 중 달려가다가 속도 조절을 못해서 지미집 카메라에 이마를 부딪쳐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액션 합을 맞추다보니 매일 다친 곳만 다치더라. 그런 것들이 힘들었다”고 액션신 고충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정은채, 김성령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역린’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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