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김희애는 기품 있고, 우아한 여배우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스캔들도 없었고, 사생활 노출도 극히 드물었다. 당연히 예능에서도 그녀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런 김희애를 ‘친근’하게 만든 일등공신은 tvN ‘꽃보다 누나’다. 뭔가 보이지 않았던 큰 벽을 허물고, 신비주의를 한 꺼풀 벗겨 낸 듯한 느낌이다.

김희애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 개봉을 앞두고 텐아시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꽃보나 누나’ 출연 의미를 전했다. 대중은 ‘예능’으로 즐겼지만, 김희애의 생각을 달랐다. 그녀는 “예능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고, 예능을 해보자는 마음도 없었다”며 “다만 ‘꽃보다 할배’를 통해 청년처럼 보이는 선생님들(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의 존재감이 매우 행복했고, 감사했고, 부러웠다. 그런데 그런 제의가 들어와서 반가웠다”고 말했다.“나는 선생님들과 함께 작품을 많이 해서 잘 알지만, 지금 젊은 층은 잘 모르지 않나. 선생님들이 출연해 열정과 존재감을 보여주게 돼 너무너무 환영했다. 그로 인해 많은 분들이 선생님들을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고, 또 한편으론 내 미래를 보장받는 느낌도 있었다(웃음).”

‘꽃보다 누나’를 통해 또 다른 자신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적잖게 당황했다. 그녀는 “잘 만들어줄 거라 생각했다. 물론 느닷없이 잡식으로 나오긴 했지만”이라면서 “사실 먹는 거에 호기심이 많다. 배부르게 먹지 못하니까 조금씩 맛보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막상 내가 그럴 줄 몰랐다”고 기억했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고, 컴플레인도 했다. ‘왜 나를 이렇게 만들었냐’는 투정이었다. 나쁘고 좋고의 의미가 아니라 ‘나’이면서도 내가 아닌 것 같았다.그러다가 자꾸 보니 스스로도 ‘괜찮네’ ‘이래도 되는 거구나’ 싶었다(웃음).”물론 그렇다고 ‘꽃보나 누나’ 속 김희애가 그녀의 전부는 아니다. 몇몇 이미지로 새겨진 ‘신비스러움’이 김희애의 전부가 아니었듯. 그녀는 “행사장에서 사진 찍고, 근사한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게 전부인 줄 아는데 그건 온전히 내가 아니다”며 “사실 더 많은 시간을 엄마, 주부로 산다. 사람들이 내 실체를 알면 얼마나 실망할까 싶을 정도”라고 웃음을 보였다.

“인생은 놀람의 연속 같다. 계획은 없었지만, ‘꽃보나 누나’로 인해 터닝포인트가 됐다. 살아보니까 아픔도 있고, 배신도 있고, 상처도 있는데 그런 게 여물어서 나를 보여준 것 같다.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부부 간에도 모르듯, ‘꽃보나 누나’의 모습도 내 전부는 아니다. 어떤 아이의 엄마로, 어떤 집의 며느리로 살면서 균형 감각을 맞춰가려고 한다.”

김희애, “‘우아한 거짓말’, 부끄럽지 않은 작품” (인터뷰 ①)
김희애, “‘우아한 거짓말’과 ‘밀회’, 유아인 비교하는 재미” (인터뷰②)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제공. 퍼스트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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