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모텔 캘리포니아' 종영 인터뷰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최희진과의 만남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최희진과의 만남

지난달 18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만난 배우 최희진은 MBC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이하 모텔캘리) 촬영 경험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천연수(나인우 분)의 수의사 후배 윤난우 역을 맡았다. 모텔캘리는 시골의 모텔에서 태어나 모텔에서 자란 지강희(이세영 분)가 12년 전 도망친 고향에서 첫사랑과 재회하며 겪는 우여곡절을 그린 '첫사랑 리모델링' 로맨스다.
최희진은 "감독님께 내가 찍은 혹시 구충제 광고를 보셨냐고 여쭤봤는데, 전혀 모르시더라. 강아지들과 함께 촬영하며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고 교감하는 경험을 했다. 연이어 동물 친화적인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모텔캘리를 통해 새롭게 배운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희진은 "깨달음을 많이 얻었다. 이 작품은 이전에 촬영했던 작품들과 접근 방식이 굉장히 달랐다. 첫 촬영부터 즉흥 연기로 시작했다. 비글을 풀어주는 신도 애드리브로 만들어진 것이다. 어려웠지만 그간 시도해보지 않았던 연기를 경험하는 게 의미 있었다"고 답했다.
모텔캘리 촬영은 지난해 8월 시작해 1월 말일에 끝났다. 요즘은 제작을 거의 끝낸 후 방송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텔캘리는 촬영과 방영을 병행했다고 한다. 최희진은 "방송이 나가는 동시에 촬영하는 건 처음이었다.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서 초반에는 아쉬움이 컸지만, 점차 즉흥 연기에 적응하며 발전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내 캐릭터의 서사가 하나하나 다 보여지는 게 아니고 띄엄띄엄 등장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연기로 채워나가는 게 엄청난 숙제였다"고 밝혔다.

윤난우와 실제 성격이 많이 다르냐는 질문에 그는 "난우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캐릭터다. 만화 같다고 느꼈다. 실제 나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내성적인 편이다. 굳이 말로 하지 않고 조용히 배려하려는 스타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우가 할 말을 다 하면서도 정의로운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닮고 싶다. 내면이 따뜻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는 내 본모습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최희진은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취미로 애견 카페를 찾아 동물과 교감하는 것을 즐긴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을 핑계 삼아 애견 카페를 찾는 횟수가 늘었다"고 웃어 보였다. 또 "소를 치료하는 역할에 몰입한 탓에 몇 주간은 소고기를 먹기 어려웠다. 어머니가 소고기미역국을 해주셨을 때 나도 모르게 얼굴이 잿빛이 됐던 기억이 있다"고 일화를 전했다.

최희진은 난우를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털어놨다. 그는 "맞는 말만 하고 빈틈이 없는 캐릭터다. 거기에 내부 고발자가 되는 정의로움과 사랑스러움까지 지녀야 했다. 그런 부분이 연기하기에는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무대에 대한 갈망이 여전히 크다"며 "현재는 매체 연기에 전념하고 있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느껴지는 특별한 두근거림을 다시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최희진에게 모탤캘리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배우로서 연기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나의 또 다른 모습을 꺼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큰 숙제를 해결한 것 같아 뿌듯하다. 앞으로도 연기자로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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